죽음
찬란히 빛나는 햇살 아래
싱그러운 초록과 활기찬 움직임들
살짝 열어본 문틈으로 보이는 눈부신 세상
아! 난,
집이 좋아
조용히 문을 닫는다.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기 위해
한걸음 더 방 안으로 들어간다.
손때 묻은 사물을 만지작 거리다
방구석 자리 잡은
옷장의 문을 연다.
아늑하다.
더 깊은 세계의 목마름
벽을 파헤치고 있다.
깊은 어둠
더 이상 너와 내가 구분될 수 없는 세계
나로 가득하다.
적막과 고요
모든 존재가 사라진다.
빛이 없는 그곳
나도 없고 대상도 없다.
완벽한 죽음
지옥이다.
<에필로그>
완벽한 절멸의 상태,
당시는 지옥이 아닌가 싶은 두려움에 화들짝 깨어났다.
하지만 너무도 강렬했던 경험은
놀란가슴 진정후 오래도록 되새김질을 한다.
나라는 생각마저 사라지고
대상을 알아차리는 의식마저 사라진 세계...그런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