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태도의 문제에 관해

by 이도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사람의 이면에는

아픔이 숨어있다


그는 아마 소싯적 인간에 대해 높은 기대를 가진

이상주의자였을 것이다


하지만 연이은 실망으로 더 이상

누구에게도 기대를 품지 못하게 된 것이라


그래서 “그럴 수 있지”라고 하는 사람의 이면에는

수백번이고 체납된 자기체념의 영수증들이 들어차서

그게 “그럴 수 있지”라는 자동응답으로 흘러나온다


그래서 그는 늘 부러워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고 감히 외치는 자들을

개의치않고 언제든 “그럴 수 없어”라고

외칠 수 있는 자들을


그리고 그들을 사랑한다

그 물음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그의 간계를 펼 기회를 주는 그들을

사랑하고, 취한다


그리고 혐오한다

모든 것을 시종일관 “그럴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려는 스스로의 체념을

그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염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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