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항암 후에 생긴 일 (2)
응급실 입원
격리병실서 밤을 보내고 나서도 다음날 점심때가 되어서야 일반병실로 입원실 배정이 되었다. 혈액종양내과 병실이 나지 않아 겨우 잡은 병실이 일반 병동 6인실이었다. 열은 여전히 39도 가까이 나고 수액에 항생제 해열진통제를 맞으며 버틸 뿐이다.
응급실로 입원한 지 3일 째지만 여전히 같은 약을 쓰고 같은 상태의 연속이다. 그래도 전에 대학시절 방학 때 실습 나왔던 병원이고 그 후로도 몇 번 치료받은 적이 있고 또 문병도 수시로 왔던 병원이라 낯설지 않다. 내 고장의 병원은 이래서 좋다.
나를 제외한 병실 풍경은 의외로 대단히 명랑했다. 구석의 나만 외부 감염이 두려워 커튼을 둘러치고 그 안에서 마스크 쓰고 화장실 갈 때마다 손을 박박 문질러 씻는 등 유난을 떨 뿐, 다들 문병객도 오가고 과일이나 요구르트를 돌리기도 하면서 온종일 이야기가 넘쳤다.
개인 병상의 커튼 따위는 활짝 걷고 5명의 50~70대 아주머니들이(할머니라고 해야 하나?) 앉아서 소싯적 서럽던 사연부터 지금까지의 고난 극복기, 맛집 이야기에서 음식 비법 등등으로 온종일 어찌나 씩씩하고도 명랑하게 이야기꽃을 피우는지 귀가 심심하지 않았다. 때론 내가 나가서 이야기 순서를 고루 정해주어야 하지 않나 싶을 만큼 다투어 이야기가 지치지도 않고 술술 나왔다. 전에 내가 보았던 병실 풍경이 이랬었다는 게 이제야 기억났다. 과거에는 정형외과 같은 경우 병실서 만난 환자들끼리 모임을 만들기도 하던 때가 있었다.
4일째에 들어서야 호중구가 1000이 넘었으니 한 고비는 넘긴 셈이다. 그래도 내 몸 안의 면역력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라 생각하니 고맙고 기특했다. 오늘은 해열제 없이 지켜보자는 과장님의 말에 열을 견디고 있다. 여전히 열은 38도를 웃돈다.
목요일에 입원했는데 월요일이 되어서야 고열은 멈추었다. 호중구 백혈구등은 다 정상 수치로 돌아옸는데 이번에는 염증 수치가 오르기 시작하니 이번 목요일까지 더 지켜보잔다. 퇴원 기약도 없고 몸도 마음도 점점 지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