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D에게

나의 시절인연이 되어버린 그에게2

by 도도

안녕, 나의 D야.


새벽에 문득 잠에서 깨어선 너가 쓴 편지와 사진을 모으기 위해 정리하다가 순수한 사랑이 적힌 편지에 나는 또 다시 무너지고 말았었다.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정말 그 편지를 끌어안고 꺼이꺼이 울었었다.

나의 두번째 생일 편지에서 자신을 둥글둥글하게 만들어 사람답게 해준 나에게 고맙다고 말한 너에게 내가 또 다시 상처를 준 것 같더구나.


그 마음 그대로 출근하니 오전에 설거지하다 나도 모르게 감정이 또 차올라 남몰래 훌쩍이면서 텀블러를 닦아내는 내 모습이, 어찌나 처량하던지.


아직도 아침마다 너에게 했던 모닝콜 카톡, 출근 했다는 카톡, 그 루틴은 손에 남아 있는데 애써 이성으로 자제하려니 쉽지 않더라.

결국 그래서 어제는 최측근에게 이 감정을 토로하고, 힘들어 하고, 화장실가서 몰래 눈물을 흘리다 평소에는 하지도 않는 저녁 번개를 하며 넋두리도 하고 웃음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었는데 사회성이란게 놀라울 정도로 발휘를 하며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웃으며 농담도 했어.


근데, 또 다시 홀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그 길이 너가 나를 데려다 주는 길과 같아서 다시 눈물이 흐르더라.


그렇게 힘들어 하던 2일을 보내니, 또 성격이 급했던 감정들의 일부는 이미 흩어진 건지 생각보다 괜찮은 아침에 괜히 또 울적이는 기분이 들더라. 내가 이렇게 회복이 빨랐던가, 내가 그렇게까지 진심이 아니였던걸까.


그러다 갑자기 너에게 온 카톡알림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내가 받지 않던 선물이 환불 예정이라는 알림인데 너가 황급히 지우더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말을 걸었어.


'D야, 잘 지내지는 않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만나서 얘기 해볼 수 있을까'


참 이상한 인사였지, 내가 봐도 이상한 것 같았어. 사실 이성으로는 이 관계를 잡으면 또 다시 힘들어질 거란 것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내가 아직 남아 있는 감정을 해소하기에는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해 마음 가는대로 하고 싶어졌어.


내가 이런 식으로 종종 너를 흔들리게 하는 것 같아서 말하고도 내가 참, 병신같더라.

사실은 이번에는 얼굴을 마주하며 하는 대화가 너와 새로운 관문들 중 하나로 매듭짓기를 바란 마음도 컸어.

너가 날 좋아해도 그저 놔줄 생각인건지, 혹은 정말 다시 잘 해볼 생각인건지

그리고 내가 너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던게 마음에 걸려 너만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도 있어.


참 이상하지,

재회를 바라는 사람의 태도인 것 같기도 하고

혹은 차분하게 정리하는 사람의 태도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럼에도 너는 착하게도 대답해주더라

너한테 매정함은 존재하지도 않았어, 오히려 매정했다면 내가 매정하지


다만 아직 짧은 시간이 흘러서

서로 생각과 감정이 진정되지 않은 상태로 만나기에는 너도, 나도 섣부른 판단을 할 것 같아

일부러 일주일 뒤, 한달 뒤를 언급하여 제안했어


그렇게 되면 너도, 나도, 그때가 되면 어쩌면은, 조금 편하게 웃으며 인사하지 않을까.


사실 나는 아직도 너를 완벽하게 떠날 보낼 준비가 안됐어

내가 아닌 누군가가 너의 옆에 서서, 영원을 약속하는 그 모습을 상상하면

눈물이 나지 않을 정도의 억한 슬픔이

내 가슴 위로 짓무르며 현실을 깨우치라고 나를 위협하는 것 같아.


솔직하게 말하면, 정말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쿨하게 재회를 바라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다시 만나고 싶고, 내가 바랬던 목적도 버리고 싶은 기분이야


여린 너를 내가 강하게 옥죄이고 상처 준게 나는, 나는 그게 너무 미안하고 슬프더라

그때의 나는 그게 최선이였겠지만, 내가 지나간 일을 후회하지 않는데도 후회되는 순간들 중 손에 꼽혀


D야, 나의 이상한 요청에도

다정하게 대답해주어서 고마워.


너가 거절해도

나는

나는


나는 어떻게든 받아들여볼게.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오늘도 너의 하루가 평안하길


너의 D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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