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
만났으므로 헤어짐이 있는 법이지요.
만나지 않았으면 헤어질 필요도 없었겠지요.
만남을 지속할 수 있었던 근거가
역설적이게도 헤어짐의 이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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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다는 것은 인연이 다했기 때문인데
지금까지 인연을 지속하게 해 준
그것이 소멸되었단 말이에요.
인연을 지속케 하는 연료에는
옳고 그름도 좋고 나쁨도 없습니다.
그 시절 나의 그것과 상대의 그것이
인연화합으로 만나
불이 붙었을 뿐입니다.
인연이 화합되는 순간
나의 그것과 상대의 그것은 이미
나의 것도 상대의 것도 아니며
더 이상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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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다한다는 것은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좋은 것도 후련한 것도 아닙니다.
둘의 만남과 인연이
그 시절 그러한 인연이었듯
둘의 이별은 지금 이 시절의
그럴만해서 그렇게 된
그것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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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인연이 만나고 헤어짐에
너무 연연할 필요 없습니다.
만남은 이렇고
헤어짐은 저렇다
함을 알게 됨으로 족합니다.
좋았던 순간을 감사하고
아팠던 때를 머금으며
미소 지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