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
사랑은 많이 생각하고
자주 떠올림으로써 생겨나고 커져간다.
자꾸 생각나고 의식이 머무는 곳이나
어떤 것이나 어느 한 존재가 있다면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면
지금 이 순간, 현존하고 있다면
사랑의 농도와 진정성은 더욱 진해진다.
이것은 사랑이라는 말의 유래를 통해 더욱 확실해지는데,
'살아간다(生)'는 의미의 '살'이 '-앙'과 결합했다는 것이다.
또한, 사랑이라는 말이
'사량思量'에서 유래했다 한다.
상대를 헤아린다는 뜻인 ’사량思量'은
'생각 사思'와 '헤아릴 량量'의 합성어다.
우리는 사랑할 때 비로소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그것이 상황이든 사물이든 일이든 사람이든 상관없다.
지속해서 몰입해서 집중하고 있는
그 상태가 사랑에 빠진 상태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너무 함몰되지는 말자.
나를 중심으로 대상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환희롭고 충만한 일이다.
따라서 그러한 지복의 상태를 유지하려면
나와 상대, 그리고 그 관계를 각각 조망하고
관조할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
그게 없으면,
자칫 자기중심적인
나뿐인 사람, 나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의 입장과 내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나밖에 모르는 일방적인 사랑은 결코
진정한 사랑일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사악에 가깝다.
우리는 사랑할 때
자꾸 사악해지는 자신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건 사랑보다는 애착을 넘어선 집착일 것이다.
진정 사랑할 때는
나 스스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게 된다.
상대는 자신의 투영이자 반영이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다.
사랑할 때,
자꾸 생각나고 자주 헤아리게 될 때,
자신의 존재가 생명력이 넘쳐흐르는지
아니면 시름시름 앓으며 죽어가는지
분명히 살펴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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