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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영 Feb 07. 2022

왜 힙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을까

카페 새검정

<과연 브랜드일까?> 시리즈는 한 명의 고객이자 사용자로서,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바라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담고 있는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새검정이란 카페는 어떤 크리에이터를 통해 알게 되었다.(정확히 누구였는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의 맥북에 붙어있는 블랙 계열 바탕에 노란 형광빛을 띠는 '새검정'이란 글씨의 스티커가 왠지 힙하게 보였다. 

매장 안에 흘러나오는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담고 있는 맥북.


이곳은 전체적으로 힙한 분위기지만, 매우 정제된 느낌이다. 공간 디자인에 대해선 무지하지만, 알아보니 새검정의 대표님들은 이 공간의 시공부터 인테리어 과정의 전반적인 부분에 참여를 하셨다고 한다. 뻥 뚫린 공간에선 소리가 크게 울릴 법도 한데, 바닥의 러그나 코너 곳곳에 비치된 각종 인테리어 소품들이 흡음재 역할을 해 더욱 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커피 또한 전문 바리스타분들이 공을 들여 내리기에 품질도 우수하다. (참고 : ALX디자인이 꾸미고 운영하는 공간, 카페 새검정)


직원분께 새검정이 무슨 뜻이냐고 여쭤봤다. 이는 '새로운 유행'이란 뜻이고, 패션용어 'The New Black'에서 따 온 것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아쉽게도 새검정이 그런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장치들은 공간 내 어디에도 없었다.


새검정은 분명 양산화된 카페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공간 자체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만약 누군가가 잔잔하게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부담 없이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카페를 찾고 있다면, 난 이곳을 추천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genie.co.kr/magazine/subMain?mgz_seq=11442



과연 새검정은 브랜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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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동엔 수많은 카페가 있다. 그렇다면 새검정은 어떤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카페일까? 새검정은 커피를 파는 곳일까, 브랜드를 파는 곳일까? 사람들이 새검정 카페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카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카페의 전반적인 분위기뿐만 아니라, 공간의 세부적인 디테일과 커피의 맛 또한 평가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새검정을 단지 '힙한', '작업하기 좋은' 카페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그런 키워드들을 갖고 있는 카페는 적지 않다. 더 가까운 곳에 비슷한 카페가 있다면 그곳으로 가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그게 어디에 있든 찾아가고 싶어져야 하고, 내가 어디에 있든 소유하고 싶어져야 한다. 공간에 있지 않더라도, 제품을 소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차별화와 그들만의 메시지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새검정이 '틀에 얽매이지 않는 힙한 사람들', '새로운 유행을 이끄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전달하려 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공간을 넘어서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 새검정은 SNS에서 그들이 선정한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아트 포스터 등을 제작하고 공유한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만약 그 모든 행동들이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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