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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영 Feb 13. 2022

브랜드 안에 브랜드

성수 쎈느(Scène) 안, LOUIS 1987와 Rbow

<과연 브랜드일까?> 시리즈는 한 명의 고객이자 사용자로서,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바라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담고 있는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쎈느(Scène)는 스스로를 '음악, 미술,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무대'라고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공간을 방문해보니, 의류, 잡지, 코스메틱, 향수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이 구획 별로 전시 및 판매되고 있었다. 오늘은 쎈느에 입점해있는 브랜드들 중 니치 향수 브랜드 <LOUIS 1987>(이하 LOUIS)과 코스메틱 브랜드 <Rbow>의 제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입점해있는 다양한 브랜드들

LOUIS 1987

나는 그들이 각각의 향을, 하나의 장면 또는 한 명의 인물과 연결시키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글로 추상적인 장면과 인물을 연상시키며 특정 감정을 일으킴과 동시에, Note 별로 어떠한 향을 사용하였는지 알려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장면과 인물을 향에 연결 지으며, 그 향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명확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아래는 DP 되어있던 <LOUIS>의 향수 YOURS이다.

향 자체를 추상적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와닿는 듯한 느낌
관능[官能] :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는 혹시 이런 향을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문득해본다. 고혹적이면서도, 넘침이 없고 세련됨 속에 우아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그런 모습의 그녀만큼 관능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LOUIS>를 더욱 자세히 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들의 브랜드 슬로건은 'YOUR SCENT, YOUR SCENE'였다. 향에 스토리를 녹여내는 그들만의 차별화 방식이 좋았고, 구체적으로 향에 대한 설명을 기재하며 '실제로 고객이 사용하는' 제품의 본질을 놓치지 않은 것도 좋았다. 그들은 철저하게 '디자인'을 했다. 그렇다면 <Rbow>는 어떨까?


Rbow

<Rbow>의 제품들은 마치 예술 작품 같았다. 화장품의 기능과 성분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패키징의 심미성에 꽤 많은 공을 들인 것 같았다. 아트워크엔 그들만의 특색이 분명히 있었고 힙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눈에 보였다. <Rbow>도 향수를 판매하는데, <LOUIS>의 브랜딩 전략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아래는 <Rbow>의 향수 DANCE AND BALANCE의 상세 페이지이다.


++ 물론 향수만을 판매하는 브랜드와, 전반적인 코스메틱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를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하는 건 옳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Rbow> 또한 '향에 예술성을 접목시킨다'라는 철학을 강조하고 있기에, 각 브랜드가 향을 브랜딩 하는 방식만 놓고 비교해보고자 한다.


Rbow의 향수 DANCE AND BALANCE
Dance and Balance는 예술의 평온함을 표현한다. 예술적 영감의 수집을 위해 다녔던 이국적인 여행지들에서의 꿈과 휴식의 중요성과 삶의 본질적인 요소에 집중하게 위한 여정을 서사적으로 표현했다. 알싸한 페퍼 향이 금방 으깬 카다머의 스파이시함 위로 부드럽게 피어오른다. 원기를 북돋아주는 따뜻한 발란스를 위한 주니퍼베리와 바닐라 머스크가 내 안의 모든 영감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아까 보았던 <LOUIS> 향을 그려내는 방식과 다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고객들은 분명 <LOUIS> 브랜딩 방식에 더욱 매료될 것이다. 왜냐하면 <Rbow> '  자체' 초점을 두는 반면, <LOUIS> '향을 뿌리는 사람'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LOUIS>는 디자인을 하고 있고 <Rbow>는 예술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예술과 디자인을 혼동하기 쉬운데, 예술은 '창작자'의 생각과 욕구를 표출하는 데 의의가 있다면, 디자인은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의 생각과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의의가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르다.


LOUIS와 Rbow, 과연 브랜드일까?


브랜드는 '나'의 욕구를 표출하지 않는다. 대신 고객의 욕구를 대신해서 표출해준다. <NIKE>의 브랜드 슬로건이 'JUST DO IT'인 것만 봐도 느껴지지 않는가? 예술 작품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면, 모든 것은 철저히 '고객을' 중심으로 '디자인' 되어야 한다. 또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시각화해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무언갈 판매한다면, 더 나아가서 브랜딩을 한다면, 이 사실을 매 순간 머릿속에 되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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