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NUDAKE)
<과연 브랜드일까?> 시리즈는 한 명의 고객이자 사용자로서,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바라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담고 있는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디저트 뭐 먹을래?"
이 질문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디저트의 맛이나 향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베이커리 근처에서 새어 나오는 빵 냄새
달달한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
바삭한 식감의 스콘
...
이러한 사고 과정은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우리는 각자가 떠올린 디저트를, 맛과 향을 중심으로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다 마지막에 짠! 하고 아이스크림 이미지, 크로플 이미지가 완성된다.
누데이크는 이러한 기존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뒤집었다. 그들은 고객들이 디저트의 시각적 이미지를 먼저 그릴 수 있게 '디자인'했다.
누데이크는 스스로에게 '어떻게 하면 더 맛있어 보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 대신 '어떻게 하면 더 재밌고 힙하게 보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 같다. 디저트뿐만 아니라 공간과 소리, 그리고 마케팅 영상 등 모든 곳에서 그들이 찾아낸 답을 느낄 수 있었다. 답을 찾기 위해 들인 노력은 누데이크 매장 내부에,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 (누데이크 공식 인스타그램)
난 누데이크의 전략이 MZ세대에게 잘 먹혀들었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해 맛집을 찾고, 힙한 장소, 소위 말하는 '핫플'을 찾는다. 사람들이 올린 사진들을 보고, '여기 힙하네', '여기 사진 맛집이네', '여기 맛있겠다'라는 판단을 내린다.
하지만 SNS에서 직접 맛을 보거나 향을 맡아볼 순 없다. 그래서 그저 기억에 의존하거나 사람들의 평가, 사진을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평가나 리뷰는 장소를 선정할 때 꽤나 중요한 지표가 되지만, 나 같은 경우 디저트가 맛있다는 평가가 많아도 '디저트 맛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닐까?'란 생각을 하곤 했다.
누데이크는 그 시각적 이미지와 공간의 분위기에 매료되게 만들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나까지도 기어코 매장에 방문하게 했다. 디저트를 단순히 '먹고 나면 사라지는 음식'으로 바라보는 게 아닌, '갖고 싶은 제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 그들의 브랜딩 전략은, 탁월한 발상의 전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내에 출범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누데이크, 그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벌써 10만이 다 되어간다. 수십 년 된 디저트 브랜드 <던킨>이나 <파리바게트>의 팔로워가 아직 20만이 안 되는 걸 보면, 그들이 단기간에 급속도로 성장했다는 걸 알 수 있다.
MZ세대의 니즈를 누데이크의 방식으로 잘 풀어내어 전달했기에, 지루했던 디저트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었던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