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
<과연 브랜드일까?> 시리즈는 한 명의 고객이자 사용자로서,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바라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담고 있는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시몬스는 이 잡화점을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을 잇는 지역 중심 '소셜라이징' 프로젝트라고 소개한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그들이 어떤 의도로 이 공간을 기획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시몬스는 침대 브랜드이기 때문에 조금 무거운 느낌이 들 수 있는데, 그로서리 스토어를 통해서 시몬스라는 브랜드가 작은 일상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기를 원했다."
진열되어있는 제품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포장 패키지 안에는 '당연하게' 있어야 할 내용물들이 들어있지 않았다.
달걀이 들어있어야 할 자리에 소주잔이, 알약들이 들어있어야 할 자리에 클립들이, 샌드위치가 들어있어야 할 자리에 네트 백이, 삼겹살이 들어있어야 할 자리에 수세미가, 카세트 필름이 들어있어야 할 자리엔 USB가 있었다.
어떤 의도였을까? 단순히 '익숙한 것의 재해석'이라는 브랜딩 전략을 따른 걸까? 어떤 의도였는지 간에, 시몬스는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본인들의 '힙한' 굿즈 상품들을 구매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고객들은 일상 속 작은 부분에서부터 시몬스라는 브랜드를 경험함으로써, 시몬스를 더욱 친숙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시몬스의 광고 카피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제 시몬스는 침대 없는 침대 광고를 내세우며, 고객들이 무의식적인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침대를 넘어 인생을 만듭니다'라는 그들의 브랜드 철학과 잘 들어맞는다.
침대 회사라면 침대라는 제품에만 집중할 수도 있다. 어쩌면 당연하게 들리는 말이기도 하다. 단편적인 예로 에이스침대는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우며, 고객에게 더 품질 좋은 침대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침대라는 제품'에만 초점을 맞추면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시몬스는 제품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그들은 고객의 수면 '경험'에 초점을 두었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도 초점을 두었다. 경험에는 감정이 들어있다. 그래서 우리는 시몬스가 선보이는 것들로부터 항상 '편안함'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이 MZ세대를 겨냥한 그로서리 스토어를 오픈할 수 있었던 이유, 언제나 편안함이라는 감정을 전달하는 광고를 제작할 수 있었던 이유, 우리가 시몬스를 다른 침대회사와 다르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던 이유, 이 모든 게 시몬스가 제품이 아닌 경험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가능했던 거 아닐까.
++오래되고 거대한 기업일수록, 범지구적 사회적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최근 더 현대는 폐지 함유율 100% 재생지로 제작된 쇼핑백을 선보이며, 친환경 문화 형성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세계적인 기업 애플은 환경오염 문제뿐만 아니라 인종 차별 문제도 충분히 인지하고, 그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정말 많다.
시몬스가 진행한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셜라이징' 프로젝트, 포스트 코로나 시대 '힐링'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는 'Oddly Satisfying Video', 이런 기획들을 보면 그들 또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