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피하는 문제 뒤에 기회가 있다
얼마 전 우연히 폴 그레이엄의 글 "Schlep Blindness"를 접했다.
‘Schlep’이라는 단어는 원래 ‘귀찮고 번거로운 일’을 뜻한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귀찮음’이란 이런 거다.
모두가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쉽게 해결하려 하지 않는 문제.
바로 그런 문제들이 세상엔 꽤 많고,
사람들은 그걸 무의식적으로 피해간다는 거다.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한 문장이 계속 맴돌았다.
사람들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만 해결하려 든다.
조금 부끄럽지만 나 역시 그랬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너무 어렵다’, ‘너무 귀찮다’, ‘그거 하려면 너무 복잡한데…’
이런 생각으로 미리 포기했던 적이 꽤 많았다.
생각해 보면, 그 '귀찮음' 뒤에 오히려 가장 좋은 기회들이 숨어 있었다.
남들은 어렵고 복잡해서 포기한 그 자리가 사실 가장 좋은 출발점이었을지도 모른다.
Stripe를 만든 창업자들은 왜 그렇게 복잡한 문제를 굳이 선택했을까?
아마도 그들이 조금 더 용감했거나,
조금 더 무모했거나,
혹은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안목’이 있었기 때문일 거다.
나는 종종 이렇게 생각한다.
“이거 누가 좀 해결해주면 좋겠다.”
이제 그 순간이 왔을 때 한 번 더 물어보려고 한다.
“그 누군가가 내가 되면 어떨까?”
어쩌면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건,
남들보다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남들보다 조금 덜 귀찮아하는 사람일지도 모르니까.
오늘부터 나도 조금 덜 귀찮아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