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어제까지 “기술이 부족하다”라고 느꼈던 사람이 하룻밤 사이 꽤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코딩을 몰라도 웹앱을 만들고, 디자인을 배운 적 없어도 포스터를 만들고, 외국어에 자신 없던 사람도 논문 초안을 쓴다. 이제 기술은 더 이상 소수만의 무기가 아니다.
AI는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에서 “불러 쓰는 것”으로 바꿨다. 코드를 외우는 대신, 코드를 설명하고, 툴을 익히는 대신, 목적을 말한다. 그리고 문법을 숙달하는 대신, 맥락을 제시한다
이 변화의 결과는 분명하다. 기술 격차는 빠르게 줄어든다.
이전에는 몇 년의 학습이 필요했던 작업들이 이제는 몇 줄의 프롬프트로 가능해진다. 기술 숙련도의 하한선이 급격히 올라간 것이다.
그런데 만들어진 결과물들에는 차이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두가 AI를 쓰기 시작했는데 결과물은 점점 더 달라진다. 같은 도구를 쓰는데 누군가는 평범한 결과를 얻고, 누군가는 “왜 이런 발상이 나왔지?” 싶은 결과를 낸다.
차이는 기술이 아니다. 창의력과 경험이다.
AI는 ‘생각’을 대신하지 않는다. AI는 질문에 답하지만, 질문을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AI는 구조를 제안하지만, 무엇을 문제로 삼을지는 정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격차가 벌어진다.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는 능력, 맥락을 읽고 방향을 잡는 감각, 여러 경험을 연결해 새로운 관점을 만드는 힘 이건 기술이 아니라 축적된 경험과 사고의 결과다.
AI는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더 잘 반응한다. 왜냐하면 경험이 많은 사람은 더 정확한 조건을 제시하고, 더 적절한 예시를 들며, 결과의 미묘한 어긋남을 바로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같은 AI를 쓰더라도 경험이 많은 사람은 설계자가 되고, 경험이 적은 사람은 사용자에 머문다. AI는 이 차이를 줄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증폭시킨다.
이제 경쟁은 “누가 기술을 더 잘 아는가”가 아니다. 누가 더 많은 맥락을 가지고 있는가? 누가 더 깊이 고민해 본 사람인가? 누가 자신의 경험을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으로 이동하며 승패의 차이는 사고와 경험이 된다.
AI는 누구에게나 열린 도구다. 하지만 그 도구를 통해 무엇을 만들어내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그래서 AI는 기술 격차는 줄이고, 사고의 격차는 더 벌어지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AI를 쓰면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필요가 있다.
• 나는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는가?
• 그 경험을 AI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가?
• 기술이 아닌, 나만의 관점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