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사회는 올 수 없는가
이 세상은 나와 남으로 이루어졌다.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남'이라는 거대한 틀에 함께 소속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가끔은 세상이 나만 빼놓고, 모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행복해 보이기도 하고, 나도 그들에 소속되어야 할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이해함으로써 남을 이해할 수 있다.
'남'은 거대한 집단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나'로 구성된 개인의 합이기 때문이다.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이전 장에서도 언급했듯, 모든 사람에게는 공평하게 시간이 주어진다.
물론 누구에게는 비교적 더 짧은 시간일지도 모르고, 누구에게는 조금 더 긴 시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범우주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았을 때, 모든 생명체에게 짧은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을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으로 여기고 나니, 나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다. 낭비하는 것이 아까웠고, 나의 시간이 남에게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것이 아까웠다. 그리고 이런 이기적인 생각은 점점 역설적이게도 이타적인 생각을 낳았다.
나의 시간이 소중한 만큼, 남의 시간 또한 소중해졌다. 그들 또한 나와 같은 '개인'임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나의 감정이 소중한 만큼, 남의 감정이 소중해졌고, 나의 기쁨이 소중한 만큼, 남의 기쁨이 소중해졌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를 느끼고 나서,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던 두 마디이다.
그들이 나에게 시간을 써준 것이 감사했고, 반대로 시간을 쓰게 한 것이 죄송했다.
이 두 마디는 그들을 개인으로서 인정해 주는 표현이었고, 그들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만들어주었다.
돈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은 인생에서 '돈'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례적인 국가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들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정말 돈일까? 돈은 수단일 뿐, 절대 목적이 될 수 없다. 돈이 수단으로써 줄 수 있는 가치가 많다는 점은 사실이다. 필요한 물품을 살 수도 있고, 멋진 집을 가질 수 있으며, 건강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줄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지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표현,
구체적인 생각
필자가 느끼는 한국 사람들의 문제 중 하나는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말'에 대한 절제가 미덕이라고 여겨지는 한국의 보수적인 전통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표현이 구체적이지 못하면 생각 또한 구체적이지 못하게 된다.
수학 문제를 접한 아이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 "분명 전에 배웠던 개념인데, 당시에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었는지, 적용하는 문제를 접하고 나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라는 말이 "어렵다"는 말로 퉁쳐진다. 연인 간의 다툼에서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는 네가 너무 좋기 때문에, 이렇게 연락도 하지 않고 다른 행동을 하면, 네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알지 못해서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라는 말은 "연락 좀 하라"로 퉁쳐진다.
두 사례에서 모두 느낄 수 있듯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은 구체적인 해결책을 함께 내포하기도 한다.
하지만, 구체적이지 못한 표현은 상대방의 이해를 어렵게 한다. 이는 피상적 공감이나, 답답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진짜 문제는 이렇게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면, 문제를 느낀 본인 또한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게 된다. "어렵다"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는 자신이 왜 어렵게 느끼는지 모르고, "됐어"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은 자신이 왜 화가 났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좋아하기 때문에' 화가 났다는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연인은 좋아하기 때문에 헤어지는 결말을 맞기도 한다.
나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나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나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되면, 남 또한 나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그렇다면 다시 돌아가서, 돈이 줄 수 있는 가치가 많다고 해서, 돈이 목적이 되는 것이 옳은가? 본인이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돈이 줄 수 있는 가치 중 하나라고 해서, 인생의 가치를 '돈'으로 퉁치는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실제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돈이 많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소수만이 돈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럴 때마다 그들에게 다시 묻는다.
그럼 '돈'이 목적이 맞느냐?
퉁치지 마라.
우리가 남에 대해서 100%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를 이해하면 어느 정도 남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조차 본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mbti에 열광하는 것도, 알고리즘에 빠져드는 것도, 나조차 모르는 나를 남이 대신 규정해 주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습관화하라.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원인과 결과,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게 된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라.
인생 또한 마찬가지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명확히 이해하고, 내가 싫어하는 것을 명확히 이해하라.
왜 좋은지, 왜 싫은지, 어떤 부분은 좋고, 어떤 부분은 싫은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라.
그렇게 나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구축하라.
역설적이게도 나를 이해하는 만큼, 남을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