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사회는 올 수 없는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얼핏 보면 "피하고 싶은 것을 받아들이라"는 말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말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해당 어록처럼,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에게
피하고 싶은 존재를 마주함으로써, 피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피할 수 있어도 즐겨라
현대사회에서 불안감을 가지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크기와 종류는 다를 수 있지만, 모두가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만약 어떠한 불안도 없는 상태를 행복한 상태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 글을 잘 읽어보길 바란다.
불안은 왜 존재하는가?
어떠한 문제를 마주했을 때, 근본을 깊숙이 파고드는 것을 습관화하다 보면 문제의 크기가 희석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인간은 왜 걱정, 두려움, 불안을 느끼는 걸까?
인간의 모든 구성요소는 생존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불안이 인간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함은 분명하다.
적당한 불안감은 위험을 피하고, 미래를 대비할 대안과 노력을 생각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은 오히려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불확실성의 원인은
정보의 부족이다
불안감이 생기는 원인은 불확실성이다.
그리고 불확실성의 원인은 무지이다.
즉, 정보의 부족이 불안감을 만든다.
"내가 잘 살고 있는 걸까"하는 삶에 대한 불안감,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관계에서의 불안, 성과의 불안 등 수많은 걱정과 불안은 아직 겪지 않았기 때문에 또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 불안을 느끼던 상황을 실제로 마주하게 된 순간, 후회나 좌절을 겪을 수는 있지만 불안했던 마음은 사라진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불안을 야기한 정보를 습득하라.
확신한다면, 불안은 없다.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고 떠나지 않을 것을 확신한다면, 그 관계에 대해서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회사가 나를 좋게 생각하고 계속 함께할 것을 확신한다면, 직장 생활에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생방송에서, 발표에서 모든 내용을 완벽히 숙지하고 실수하지 않을 것을 확신한다면,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역으로 생각하면,
관계에서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고 떠나지 않을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에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회사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생방송, 발표에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내용에 대한 미숙지와 실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이처럼 원인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면,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더 물어보고,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숙지함으로써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이처럼 정보의 습득으로 비교적 덜어내기 쉬운 불안도 있으나, 구조적으로 정보를 습득할 수 없는 불안도 존재한다. 가령 미래, 삶과 관련한 불안은 '대응할 수 없는 불안'이라 말하고 싶다.
대응할 수 없는 불안
해당 불안 또한 정보의 부족에서 기인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그 정보의 부족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걱정, 불안처럼 불확실성에 기인한 문제뿐만 아니라, 외로움, 좌절, 슬픔 등 불확실성에 기인하지 않은 문제들 또한 우리를 힘들게 한다. 이러한 존재들은 마주하기 두렵기 때문에 회피하고 싶은 본능을 발현시킨다.
때문에 외로움을 잊기 위해 타인을 만나고, 좌절을 피하려 핑계를 찾거나 곧바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하며, 슬픔을 잊기 위해 기분 좋은 일들을 곧바로 찾아 나선다.
하지만 이러한 존재들은 회피가 아니라, 온전히 마주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온몸으로 느끼기
외로움을 온몸으로 느껴본 적이 있는가?
외로움을 느낄 때, 핸드폰을 보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책을 보는 등 다른 곳으로 감정을 돌리지 않고, 온전히 외로움을 온몸으로 느껴본 적이 있는가?
슬픔을 온몸으로 느껴본 적이 있는가?
슬픔을 느낄 때,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거나 타인에게 말함으로써 감정을 덜어내지 않고, 온전히 슬픔을 온몸으로 느껴본 적이 있는가?
이러한 감정 또한 미지의 영역일수록 우리에게 다가왔을 때 더 거대하게 느껴진다.
때문에 이를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더 큰 두려움과 고통을 느끼게 한다.
필자는 어렸을 때, 환공포증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은 사진이나 이끼, 돌을 보고 소름 돋거나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그 환공포증을 이겨낸 방법은 하나였다. 구글에 환공포증을 유발하는 사진을 검색해서 지켜보는 것.
알고 있다. 가장 두려운 존재를 온전히 마주하는 것이 두렵다는 것을.
하지만 아무리 크고 두려운 존재도 직접 마주하고, 알아가다 보면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느끼게 된다.
지금 가장 두렵고,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은 내가 아직 그 상황과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번 느꼈던 감정이었음에도 벗어나기 힘들다면, 적어도 하루 동안 온전히 그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라. 그렇지 않을 것이다.
헬스장에서 들 수 없을 것 같은 무게에 도전할 때 얼굴이 일그러지고, 온몸이 바들바들 떨리면서, 근육이 찢어짐을 느끼는 사람만이 그 무게를 들 수 있는 근육이 생긴다.
두려움을 마주하는 것 또한 그렇다.
지금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둘만의 공간에서 직접 마주해 보라.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라.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두려워하던 존재와 친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