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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시 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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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록 May 17. 2023

다시, 수영

25년만에 수영을 다시 시작하다


나의 수영 역사 ①


유년시절 살던 동네엔 ’아기스포츠단‘이라는 명칭의 유아 스포츠센터가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유아시절 잠깐 수영을 배웠다.


귀가 길 셔틀버스 유리창에 낀 습기에 낙서를 하며 돌아왔던 어떤 기억의 조각과 얕은 물에서 발차기 하기, 숨참기 정도를 배웠던 것 같다. 그리고 수영 마치고 1층으로 나오는 길에 솔솔 풍기던 라면냄새를 잊을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 기억은 남자 수영선생님 요구에 수영장에서 선생님의 볼에 뽀뽀를 한 것이다. 내가 부끄럽다고 거부하자 선생님은 "그럼 물 속에서 하면 되겠네"하면서 강요했고 나는 그렇게 했다. 내 기억엔 여러 아이들에 둘러싸였던 것도 같다. 아이들이 장면을 목격하고 "꺄아악!"소리 지르고 얼레리 꼴레리 했다. 분명 나는 그렇게 하기 싫었고, 주목받는 것도 싫어하는 성격이라 당황스러워 무슨 상황 인지 짐작을 못했었지만 지금까지 종종 떠오르는 이 기억은 성추행이었다고, 남자 수영지도사에 대한 편견이 되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교 교과목에 수영과목이 있었다. 우리 학교가 공립이었음에도 특권이라면 특권이었는데, 이것은 학부모들이 내가 1학년 무렵 쟁취하여 얻어낸 것이다. 학교 운동장의 일부를 자치구 도서관으로 부지를 내어주고 아이들에게 어떤 보상을 요구한 것인데 그것이 도서관 시설이용은 물론 컴퓨터교실, 예절교실, 전학년 수영 수업 등이었다. 일하는 엄마를 대신해서 이모가 대신 데모(?)에 갔던 기억도 있다.

나는 그렇게 초등학교 2학년 부터 6학년까지 수영을 배웠다. 초급반에서 선수반까지 있었다면 나는 선수반 아래까지 갔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고학년 부터는 수영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이유는 몸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남자애들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특히 나에겐 신체 컴플렉스가 있었기 때문에 그랬다. 그래도 나의 부모는 컴플렉스가 문제시 되지 않도록 정신적으로 잘 극복할 수 있게 해줬다. 놀림감이 되는 것이 초등학교시절 그리 쉽게 넘어가지는 사안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선수반에서만 배울수 있던 접영을 제외하고 모든 영법은 문제 없이 해냈다. 이제야 가장 깊은 물에서도 두려움이 없는 어른의 키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시작부터 끝까지 내 키를 훌쩍 넘는 수심이라 그랬나 한번 수영을 시작하면 25m는 쉬지 않고 끝까지 헤엄쳤다. 헉헉 거리고 숨고르고 출발, 그렇게 몇 바퀴를 돌곤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 중후반까지 그렇게 수영을 하고싶은 마음도 든 적 없이 그냥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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