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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야 Jun 19. 2024

노르웨이에서 3년 만에 영주권 신청했어요!

3년의 시간이 빛을 바란 날

노르웨이 이민 1년 차에 3년 안에 이루고 싶은 목표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노르웨이에 자가마련하기. 두 번째는 영주권 신청 및 취득하기를 마음에 늘 새기고 심적으로 힘들고 우울해도 이 딱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결론을 앞서 말씀드리자면 이민 온 지 3년도 안 돼서 자가마련 목표를 이루고, 또 거주 3년 만에 영주권 신청까지 해 최종적으로 두 가지 모두를 이뤘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왜, 3년 만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기신 분들을 위해 짧게 설명드리자면 노르웨이에서 영주권 신청 요건 중 하나가 노르웨이에서 최소 3년을 거주해야 한다는 점을 충족해야 하며 이외에 언어, 소득 요건 등까지 충족해야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어요.


과거에 비해서 노르웨이도 점점 외국인들에게 어려운 신청 조건을 요구하고 있으니 하루라도 빨리 요건이 될 때 신청하는 게 이득이라며 노르웨이에 앞서 이민 온 친구 및 지인 분들의 조언에 따라 이민 초기에 내가 무엇을 할까 곰곰이 하다가 영주권 신청에 의의를 두고 일찌감치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고 3년 안에 사회 경험을 쌓아서 영주권 취득 이후에 내가 원하는 직업, 삶을 선택하자!라고 마음을 먹고 해당 기간(3년) 동안에는 무조건 해당 영주권 소득 요건을 맞추기로 결심했어요.


그럼 그 소득요건이 얼마인지 궁금하시나요?

현재 2024년 6월 기준, 지난 12개월 동안 NOK 310 070(한화 연봉 4천41만 원 이상) 소득 요건이 있어야 합니다. 참고! 매년마다 해당 소득 요건은 물가 인상을 반영하여 인상되고 있습니다.

정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요건이 충족된다면 바로 하는 게 좋다는 조언이 확 와닿았지 않나요?

내가 지속적으로 승진하지 않거나 좋은 직업을 갖지 않는 이상, 월급은 쉽게, 그리고 확 오르지 않으니까요.


영주권 신청 시 신청 수수료로 한화 약 50만 원을 내야 합니다. 해당 수수료 또한 매년마다 인상되니 신청하는 년도에 맞춰 확인해야 합니다.


수수료 결제 이후 이민국 포털 사이트를 통해 경찰서와 예약을 잡고 해당 날짜, 시간에 맞춰서 서류를 준비하면 됩니다! 저는 방문하기 2주 전부터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쭉 읽어보고 준비했고, 일주일 전에는 서류에 요구하는 내용이 맞게 들어갔는지 서류를 다 훑어본 뒤 준비해 놓고 제출하기 전 날 다시 한번 정확하게 꼼꼼하게 확인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경찰서에 가는 그 길에 작년 한 해 동안 정말 주말도 없이 열심히 일했던 순간, 몸이 아파도 일하러 나가야 했던 순간이 떠오르고 사람으로 인해 실망이란 감정을 크게 느꼈던 순간들, 말씨름을 이어가며 서툰 언어로 나를 지켜야 했던 순간들, 그 속에 좋은 사람들을 만났던 순간들, 또 어찌어찌 이 사회 안에 녹아들고자 현지인과 소통하고자 나 자신을 돌아보며 재탄생을 해야 했던 순간들, 이력서 제출 및 인터뷰 과정을 거치고 합격이란 선물을 선사해 준 회사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참 뿌듯하고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날을 바라보며 달려온 3년이 참 짧게 느껴져 이상하기도 했습니다. 나의 노르웨이 생활 3년을 이 하루, 몇 분을 위해 압축 파일을 만들어 제출한 느낌이랄까요?


제 서류를 받아준 직원 분은 제 서류를 하나하나 엄청 꼼꼼하게 확인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출하고 나니 속이 또 그렇게 후련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제 더 이상 소득에 대해 걱정, 고민 안 해도 되니까요. 이제 드디어 나의 선택으로 나의 인생이 노르웨이에서 시작되는구나라고 느껴져 일종의 '자유'란 감정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제가 원하는 직장, 직업, 인생을 만들어가는 거예요.


물론 3년보다는 더 오래 걸리겠죠? 그래도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어요.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오는 경험이 더욱 값지고 중요하다는 사실과 제가 원하는 결과는 어떤 방법으로도 만날 거라는 걸 믿기에 할 수 있습니다.


영주권 신청에 뭐 이런 호들갑인가 하실 수 있겠지만 당당히 그리고 거주에 대한 걱정 없이 살던 한국과 달리 노르웨이에서는 이방인, 동양인, 외국인으로 그리고 이민자로서 마음 한편에 있는 불안함에 푹신한 쿠션을 깔아주는 느낌 내지는 애착 인형, 이불을 꼭 끌어안고 있으면 잠이 솔솔 오는 편안함을 느껴지는 역할이라고 하면 조금은 너그러이 생각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


비자 만료 기한 안에 합법적인 거주가 가능한 생활과는 달리 영주 거주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도 꽤나 큰 안정감, 소속감을 느껴 아마 많은 외국인들이 일정 이상 거주하면 영주권 취득을 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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