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_ 오픈 4일 째

디지털디톡스 공간 지기입니다

by 생각주머니

<공간디디>를 오픈한 지 4일째다. 니즈(needs)가 분명히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 1명이라도 올 줄 알았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 절망..은 아니다!!



<공간디디>는 디지털디톡스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와 디지털기기를 맡기고 방해없이 쉴 수 있는 공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필사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 색칠공부도 하고, 종이접기도 할 수 있는 도구들을 마련해두었다. 카페인이없는 보리커피와 차를 제공한다. 입장료에 포함이다. 이용시간은? 디지털기기를 맡기고 다시 찾아갈 때까지이다. 멍때리거나 편하게 잠을 잘 수도 있다.



홍보가 부족하다고 생각이 든다. 시작할 때는 전단지를 뽑아 사람들에게 나눠주려고 했지만 오픈 준비일정이 타이트해져 결국 한 달동안 걸어둔 현수막으로 홍보는 그쳤다. 디지털디톡스 공간에 사람이 모이게 하려면 디지털 바다로 뛰어들어야 했다. 쓰레드를 시작하고 디지털 디톡스의 필요성과 <공간디디>에 대하여 글을 올렸다. 열심히 글을 올린 결과 오겠다는 말을 한 사람들은 있었지만 정작 아무도 오지 않았다.



<공간디디>의 오픈할인, 소개, 이용안내를 출력해 문 앞에 붙여 두었다. 사람들이 오가며 글을 읽는 모습을 봤다.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있다. 문턱을 넘기가 어려울 뿐. 퇴근해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있게 밤 10시까지 오픈이다. <공간디디>는 공원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데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든다. 저렇게 공원 산책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할까. 반대로 산책을 하면서도 손과 눈에서 휴대폰을 떼지 못 하는 사람들, 내가 다니는 헬스장에서 웨이트 한 세트하고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 사람들, 러닝머신을 뛰면서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잠깐의 공허와 한적함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공간디디>의 존재의 이유는 있다. 지인이 디지털과 함께 해야하는 연말특수에 디지털디톡스 공간이 웬말이냐는 말을 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해를 돌아보고 마무리하는 시점이야 말로 디지털기기와 멀리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넘쳐날 것으로 생각한다. 신체 단련을 위해 운동을 하듯, 뇌가 휴식할 시간을 주기 위해 디지털디톡스는 분명히 필요하다.


브런치에 연재를 시작한 이유는 <공간디디>에 앞으로 방문하게 될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기 때문이다.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을 변화의 경험이 가득 찬 공간이 되길 바란다.


<공간디디>는 수원시 권선구 금곡로196번길 102에 있다.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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