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나서야 알았다. 일은 나를 떠나지 않았음을#1

#1. 나는 퇴사하지 않았다. 재설계 중이다.

by ISFJ의 하루

#1. 나는 퇴사하지 않았다. 재설계 중이다.


17년간 홈쇼핑 PD로 살며 내 하루는 언제나 벅찼다.

워킹맘이자 홈쇼핑 PD로서 느끼는 책임감의 무게 끝에 택한 건 퇴사였다.


퇴사 후 펼쳐진 건 자유가 아니라 목적 없는 들판이었다.

무언가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은 찰나였다.

내게 남은 건 잃어버렸던 나 자신과의 어색한 조우,

그리고 설계되지 않은 백지의 시간뿐이었다.


텅 빈 시간을 자유라고 부르기엔,

매일이 무의미한 복사 붙여 넣기 같았다.

줄어든 월급의 무게보다 늘어난 시간이 주는 행복을 상상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나에 대한 설계 없이 맞이한 퇴사는 결국 두 번째 사춘기를 열어줬다.

방향 없는 시간 속에서, 나는 다시 ‘내가 누구인지’ 묻고 또 물었다.


나는 여전히 퇴사한 게 아니라, 재설계 중이다.


남은 인생의 기획자는 나다.

혼란과 방황도 설계의 일부라면, 나는 이미 출발선에 서 있다.

일의 진짜 의미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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