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온도 : 39.9도

by moonlight


어제 뜨거웠다.

오늘 뜨겁다.
내일 뜨겁겠지.


당분간 하늘을 우러러 보기가 힘들 것 같다.



집에도 열덩이가 생겼다. ㅠㅠ. 다름 아닌 17개월 막둥이.
잘 웃고 장난을 좋아하는 녀석이 시무룩 끙끙이다.


어제 저녁엔 38도가 넘는 체온에도 잘 먹고 놀았는데,
오늘 새벽은 힘든 모양이다. 39.5도



다시 해열제를 먹기에는 아직 일러 찜질만 하는데
귀찮다고 뿌리치던 어제의 통통한 팔은 고요히 잠들어 있다.


상처 난 것은 약을 바르고 아물겠지 하며 기다리는 편인데,
열이 오르기 시작하면 통증을 보기 어려워인지 안절부절 못하는 편이다.
딱히 병원에 가도 집에서 해결제 먹이고 찜질하라는 처방이 대부분임을 알지만.



엊그제 의사 선생님은 흔한 여름 감기라고 했다.
하루 이틀은 열이 오르겠지 했지만 점점 올라 39.9도를 가리키니
또다시 가슴이 턱.



기저귀를 벗기니 엉덩이를 쳐들고 작은 두 팔 사이로 얼굴을 묻었다.
긁어내는 목소리로 '엉엉'하며 해열제를 거부하는 녀석에게
아빠인 나는 해줄 것이 없다.



엄마 품에 안긴 모습이 안쓰러워 무심결에
'까꿍' 한 마디 했더니 의외의 반응.
씨익~ 웃는다.


그제야 다시 힘을 내서 젖은 손수건 두 개를 나누어 서로의 이마에 댄다.
목, 등, 배, 겨드랑이까지 곳곳을 찾아 닦아낸다.
다시 1시간이 지나고 39.1도. 다행이다.


거만하게 누워서 우아하게 한 손을 흔드는 막둥이
아빠의 출근길을 배웅해준다.
고맙다. 힘내 줘서^^

매거진의 이전글초등 1학년 : 학습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