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게 TV는 비수기다. 즐겨보던 야구가 끝났기 때문이다.
싹이 돋던 봄날부터 시작한 야구는 무더위와 장마를 지나 한국시리즈, 월드시리즈라는 냉혹한 승부를 마지막으로 긴 여정의 막을 내렸다.
우승을 차지한 팀과 선수는 넘치는 기쁨을 주체하기 어려워했고, 그 문턱에서 멈춰 선 팀과 선수는 고개를 떨구며 내년을 기약하고 돌아서야 했다.

시즌이 종료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팀에 대한 리빌딩 기사가 종종 눈에 띈다.
어떤 팀은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를 대규모로 바꾸기도 하고,
어떤 팀은 주축 선수의 은퇴, 이적, 부상 등으로 선수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단다.
선수층이 두터워 한두 명의 이탈이나 변동에 따라 전력 누수가 생기지 않으면 좋으련만.
장기적 선수 육성 시스템과 단기적 선수 영입이 매번 조화롭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므로.
항상 구단은 팀의 리빌딩을 고민한다.
문득 나는 어떨까.
이 나이쯤 되니 한 번은 제대로 리빌딩을 해보고 싶어졌다.
살고있는 30년 된 노후 아파트가 재건축을 한다면 더없이 좋으련만, 이는 요원한 일이니......
태어난 지 40년이 지나는 내 몸과 머리부터 리빌딩을 시작해 보자.
먼저, 없앨 것부터 찾는다.
아무래도 축 늘어진 뱃살의 방출이 1순위다.
보지 않는 책과 입지 않는 옷도 정리하자.
음...... 또 버릴 것이......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한 걱정, 자녀에 보내는 잔소리,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망설임 등등 뭐 이런 것들을 버리면 어떨까.
2017년도 2개월 남았는데, 연초에 세웠던 계획조차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 이참에 그냥 뭔가 이뤄보겠다는 욕심(?)도 버려버릴까.
어쩜 지금 나에겐
리빌딩이 아니라 리셋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p.s. 채울 것을 생각해보기도 전에 오늘의 리빌딩은 이만 종료!!! 내년 성적이 눈에 선하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