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싶었다.

by moonlight

3년 만이다. 다 K를 만났다. 그는 여전히 어색한 미소로 나의 안부를 물었다.

급속히 공통의 관심사로 이동했던 그때와 달리, 오늘은 더디게 얼굴을 풀었다.

요즘은 드물지 않은 남자가 육아하는 이야기를 식상한 듯 듣고서야, 겨우

K가 입을 열었다.


그는 지극히 평범히 살고자 했다. 남들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진학했다. 전공과 상관없는 토익과 상식을 공부하고서야 남들처럼 취업했다. 정시퇴근 대신 야근을 하며 꼬박꼬박 월급을 모았건만 내 집 마련은 요원하다. 그렇다고 결혼을 한 것도 아니다. 차라리 시험 봐서 공무원이 되는 것이 더 낫겠다. 내 마음대로 내 노력대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게 남들 다(?) 하는 결혼에서 밀려 훌쩍 성장한 아이가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 어느새 무리에서 벗어나 소수자가 된 것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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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 sowder 출처 unsplash


그래서 나도 말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어도, 내 삶이 그리 평범하다 느껴지진 않는다고.

아이와의 관계, 아내와의 관계, 부모님과의 관계 그리고 나 자신과의 관계.

어디를 봐도 평범하지 않다.


어쩜 삶은 내가 소수자임을 알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진 않을까.

그러다 보면 오롯이 나로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독립하고 자립하면 좋으련만 자꾸만 고립되는 이 느낌은.



제발 좀 평범히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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