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허락한 적 없는데...

by moonlight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아니 꽤나 춥습니다.

아파트 화단에 있는 감나무에 감이 익었고, 톡 하며 떨어지는 녀석도 있습니다.

둘째 아이와 하원 하다 문득 감을 따는 어른들을 보았습니다.

얼마 전 관리소에서는 과실수의 열매를 개인적으로 따는 것을 삼가라고 했거든요.

그래서인지 둘째가 말합니다.


"아빠, 저기 허락받았을까? " 하고 말이죠.


그러게요. 개인적으로 따지 말라고 했는데,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저에게 다시 말합니다.


"감나무에게 허락 안 받았고 감 따면, 감나무가 많이 아플 텐데..... " 하고요.

오늘 아침 싹둑 잘린 은행나무를 보았습니다.

지난가을 엄청난 열매를 떨어뜨려 우리에게 구수한 냄새를 선사했지요.

아마 그 대가로 추운 겨울이 오기도 전에 많은 가지가 잘려 앙상해졌나 봅니다.



나뭇가지를 벤 그들은 허락을 받았을까요?

아마도 허락을 받았을 거예요.

그런데 누구에게 받았을까요?


vincent-van-zalinge-38365.jpg ⓒ vincent van zalinge 출처 Unsplash
가끔 나도 감나무처럼 탈탈 털리고, 은행나무처럼 싹둑 잘리는 것 같아요.
단 한 번도 허락한 적이 없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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