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마음

- [엄마 마중], 이태준 글

by moonlight


휴가가 지나고 출근한 날. 첫째가 문득 식당에서 밥 먹고 싶다며 엄마를 설득해 퇴근길 아빠를 마중 나왔다. 첫째 쑥쑥이는 멀리서도 눈썰미 좋게 나를 발견하고는 '아빠' 하고 소리치며 뛰어온다. 언니를 통해 아빠를 확인한 둘째 쭉쭉이는 작은 손을 힘껏 펼쳐 꼼지락거린다. 어제까지 아빠와 투닥거리며 힘자랑을 하던 녀석들이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순간, 월요병과 휴가 후 스트레스는 눈치 빠르게 사라진다.


아직은 투명에 가까운 노랑 웃음의 소유자 둘째. 점점 짙어지는 파랑 표정의 시크한 첫째. 지금 이 순간 여기에 내가 존재하는 기쁨을 알려주는 소중한 녀석들이다. 그런 아이들과 음식점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는데 [엄마 마중]이 떠올랐다.


<엄마 마중> 이태준 글, 김동성 그림/보림

이 책은 아내를 통해 알게 되었다. 첫째 친구 엄마가 본인도 펑펑? 울며 읽었다고 추천해 준 도서. 아내가 궁금해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내게 소개해 주었다. 내용은 전차 정류장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를 그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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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 정류장에서 엄마를 기다리다 '우리 엄마 안 오? 하고 물으니, 몇몇 차장은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지난다. 그러다 한 차장은 '오!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구나.' 하며 내려와서는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군데서 가만히 섰거라. 응?' 한다.


그렇게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답은 마지막 장에 있는 그림에서 찾을 수 있다. 이태준 님의 글을 읽는 동안 김동성 님의 삽화가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마음을 내 마음속으로 소복소복 옮겨주었다.



6년 전. 돌이 지나자 어린이집에 보내졌던 첫째 쑥쑥이. 가끔 아내를 대신해 쑥쑥이를 데려다 놓고 돌아설 때 등 뒤로 퍼지는 아이의 울음. '돌아보지 말자! 그래야 아이도 잊고 빨리 적응한다.'는 것을 익히 들어 알고 있으면서도 가슴이 쿵쾅거린다.


그 아이가 자라서 유치원을 가던 해. 맞벌이 부모를 만났기에 녀석은 차가운 교실에서 우두커니 친구들이 오기를 기다려야 했고, 친구들이 모두 가고서야 비로소 땀 흘리며 뛰어오는 엄마를 만날 수 있었다.


추운 겨울 전차역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책 속의 아이가 꼭 어린 쑥쑥이 같았다.


오늘 아빠를 마중 나오며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이 어찌나 밝아보이던지.

이 소중함을 외면했던 지난날을 다시 살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 종종 이런 검소한 호사를 누려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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