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通하는 거지?

by moonlight


둘째 아이의 옹알이가 귀엽다.

배고프거나, 응가하거나, 졸릴 때 ‘응애’ 하던 녀석이

어느새 성큼 커서 걷기도 하고 몇몇 단어를 따라하기도 한다.

엄마, 아파, 언나, 안농, 으앙~


내가 가슴을 가리키며 아빠라고 하면, 킹콩처럼 제 가슴을 치며 아빠라고 하는 녀석,

점점 크면서 첫째의 길을 따라가겠지.



첫째가 일곱 살 때 일이다.
유치원을 다니면서 글도 배우고 숫자도 익혀서 제법 대화가 깊어진다.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다가 친구들과 헤어지기 아쉬워 뒤돌아보는 첫째.

빨리 집에 가서 씻기고 먹여야 하는 마음 급한 아빠는


“앞에 가는 사람 임금, 뒤에 가는 사람 신하.” 하며 꾀를 부린다.

뒤질세라 앞서가며 첫째가 말한다.

“아빠~ 내가 앞장설 테니, 아빠는 뒷장 서. 하하하.”

“(뒷장??? 뭐지??)”


겨우 정신 차려 집으로 돌아와 씻는데,

친구들과의 여행을 기다리며 묻는다.


“아빠, 우리 몇 번 자면 여행 가?”

“응~ 네 번.”

“아~ 그럼 하루 이틀 삼틀 사틀. 이렇게 맞지?”

“(삼틀, 사틀?? 이건 또 뭐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아이들

어른들이 기대하는 그런 답이 아니어도

(뭐 꼭 그럴 필요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자유롭게 생각을 나눌 수 있으니 신난다.


어쨌든 우리는 대화가 통하는 거야?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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