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퇴사자 그리고 나

by moonlight

+ 두 명의 퇴사자 그리고 나

연말입니다. 벌써 한 해의 끝자락이네요.
오늘 여러분의 마음은 어떠세요.
이별의 아쉬움인가요? 만남의 셀렘인가요?

얼마 전 두 명의 동료가 회사를 떠났습니다.
한 명은 정년을 맞았고 한 명은 희망퇴직입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정년을 맞은 분을 위한 퇴임식을 열지는 못했지만
감사패와 꽃으로 마음을 전하는 소박한 자리를 마련했었죠.
퇴직 후 활동을 묻는 이에게 그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하면서
쉬고 싶은데 자꾸 주위에서 젊다며 무엇이든 하라고 한다며 웃습니다.

먼발치서 그를 보던 저는
'과연 나는 곳에서 정년을 맞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앞으로도 이곳에 머물러야 할 시간이 건조하게 다가옵니다.
덜컥 정년까지 버틸까 봐 더 걱정입니다.

그리고 며칠이 흘렀습니다.

출근하면 제일 먼저 컴퓨터를 켜서 내부 포털에 도착한 메일을 봅니다.
그날은 '퇴직 인사'란 글이 눈에 들어옵니다.
때가 때인지라 왕왕 퇴직 인사가 들려오죠.
그냥 넘겨 보내려다 누군가의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해
저도 모르게 클릭합니다.
오~~ 간단한 소개 후 곧바로 이어지는 'Memento mori'에 시선이 끌립니다.

그는 어머님의 임종을 계기로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고 합니다.
서른일곱의 나이에 '잘 죽고 싶다.'는 꿈이 생겼고
지금과는 다른 삶을 시작해 보기로 했답니다.

짝짝짝!!!
저도 모르게 손뼉 치고 있더군요.
잘 죽고 싶기에 잘 살고 싶다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그리고 조직을 위해 매년 개최하는 워크숍을
신규 사업 발굴이 아닌 불필요한 업무 제거에 집중하도록 권합니다.
덧셈 아닌 뺄셈에 주목하는 그의 시선에
또 한 번 격하게 공감합니다.

책상에 앉은 저는 이제,
업무 메일을 열어 오늘 할 일을 기록합니다.

잠시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봅니다.

조직을 떠난 두 분과
아직 조직에 남은 저,

10년 후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