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다 그렇게 살아! 그런데 난 왜 이럴까?
추석이 지나고 단풍이 물드는 시월이 오면
나는 첫째 쑥쑥이의 식사와 등교를 위해 아내 대신 목소리를 높일 것이고
둘째 쭉쭉이가 흘려놓은 음식을 치우고 바닥을 닦아야 한다.
몇 해 전 환경에 의해 선택했던 육아휴직과 달리
이번엔 분명 내가 좋아서 선택한 것인데도
시월이 다가올수록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나를 깨운다.
아~아~ 어~어~ 하다 보면 금방 1년이 지날 테고,
육아와 가사를 하기에도 바쁜 날들인데
회사에선 또다시 휴식이라며 묘한 눈빛을 보낸다.
자칫 방심하면 아이들의 생활에 묻혀
내가 없어져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음을 알기에
막상 다시 시작하려는 지금, 살짝 머뭇거리게 된다.
모처럼 둘째와 외출하는데, 경비아저씨가 묻는다.
아직 보육원에 안 가나 봐요?
- 네. 좀 더 크면 보내려고요.
저희 손자는 어린이집에 가는데, 며느리가 데려다 주고 출근하는 게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단다.'고 했지요.
- 네에~ (움찔 당황한 나, 어쩜 며느님은 많이 속상하지 않았을까?)
가볍게 인사를 하고 돌아섰는데,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 하는 말이 귀에 앉았다.
남들은 다 그렇게 살아? 난 왜 그렇지 못한 걸까?
다시 이방인이 된 것 같다. 두 번째임에도 어색한 이 느낌. 하하하.
남들과 다르게 생긴 내가 감당할 몫이다. 하지만
유모차에서 '아빠~ 아빠~' 하며 나와 눈을 맞출 때마다
까르르 숨넘어가는 웃음소리를 선물하는 쭉쭉이를 보면
내게 딱 맞는 선택이 분명하다.
또다시 경제적으로 궁핍해질 테지만 ㅋㅋㅋ
이번에는 제대로 즐겨보자
육아든 가사든 어떤 것이든
가족과 함께 오늘을 즐겨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