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oonlight
Jul 06. 2021
가끔 속 깊은 친구를 만나면 나를 대신해 직장 내 꼴불견에 대해 말한다. 번뇌를 담은 한숨에 이어 내장까지 시원해지는 멘트를 한 바가지 쏟아내면 나 또한 미소 짓는다.
우리가 만날 때마다 각기 다른 사례로 다양한 스토리를 말했었지만 그룹 지어본다면 대략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겠다.
먼저, 귀 닫고 입 여는 '노ㅁ'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하루를, 한 주를 시작하면 좋으련만, 대개는 상사와 함께하는 회의가 첫 일정이다. 준비한 자료를 읽어나가는 식의 보고가 끝나면 Q&A가 이어진다. 질문을 통해 상대의 의견을 듣고 부족한 사항이 있다면 대안을 찾아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겠지만, 누군가 "아니, 그게 아니고",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며 마치 귀는 없고 입만 가진 외계인처럼 자신의 주장을 쏟아낸다. 회의가 끝날 무렵 자신처럼 똑 부러지게 일을 해야 한다는데, 그럴 때면 그 '노ㅁ'의 어딘가가 똑 부러지길 상상한다.
두 번째는 자신만은 예외라는 '노ㅁ'이다.
직장에서 새로운 일이 생기거나 기존 업무에서 볼륨이 증가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러면 업무 조정을 하게 되는데 요리조리 잘 피하는 능력자가 있다. 가정에 갑자기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생겼다거나,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자신은 할 수 없다는 등 눈에 보이는 사유를 제시한다. 그의 이야기는 사실이겠지만, 과거 동료의 유사한 행동에 거침없이 뒷담화했던 이라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일종의 '내로남불'이랄까.
마지막은 직급의 차이를 인간의 등급으로 착각하는 '노ㅁ'이다.
이 경우는 언급조차 하고 싶지 않은데, 가끔 목격하게도 되고 또 경험하기도 한다. 자신의 직위로 인해 누리는 의전, 사람들의 칭찬 등을 순수히 인간으로서 그에 대한 존경이라 생각하며 (물론 양면이 모두 훌륭한 분도 있지만) 업무를 너머 개인 신상에까지 조언이란 명분으로 훅 들어오기도 하는데 참 난감하다. 주로 상사에 의해서, 때론 오지랖 넓은 동료가 그러한데, 의외로 이런 부류가 꽤 있다. 어쩌다 경계를 넘어 '갑질'이라 불릴 정도가 되면 정말이지 노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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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친구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정리하고 나니,
나의 마음이 통쾌한 것은 왜일까.
혹여 오늘 직장에서 속상한 일을 겪었다면
나만의 '노ㅁ노ㅁ노ㅁ'을 작성해 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