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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light Jul 02. 2021

#난청기難聽器


나는 회사에서  주로 문서작업을 한다. 사무실 밖, 현장이라 불리는 곳으로 나가보기도 하지만 주로 컴퓨터에 글을 새기는 작업을 한다. 종종 현장을 모른다는 소릴 듣는다. 문과 출신이어서 사업은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시선과 함께.


그런 시선이 틀렸다고 할 순 없지만 개인 능력의 차이와 맡은 역할이 다름을 이유로 편 가르기 하고 밟고 일어서려는 모습엔 가끔 당혹스럽니다.


어쨌든 나는 기계치이고 컴퓨터라곤 겨우 오피스 두세 개를 사용하는 것이 전부다. 손재주는 없다.


그런데 오늘 퇴근길에 무언가를 하나 만들고 싶은 것이 생겼다.


바로 난청기(難聽器)다.


잘 듣지 못하는 이를 위한 보청기(補聽器)가 아니라 잘 들리는 내게 수시로 날아드는 동료들의 상호 비난, 푸념 그리고 소위 자뻑의 목소리를 차단할 수 있는 난청기 말이다.


어떨까?


희망도 대안도 아니 문제 인식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회의에 참석해 정해진 시간이 지나길 기다릴 때면, 아무말 대잔치를 일삼는 이들의 소리가 귀를 파고들 때면,


귓속에 놓인 난청기가 작동한다. 일정한 음파가 반복되거나 신경세포가 날카로워지면 스스로 파장을 일으켜 그놈 목소리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도 버텨낸 하루가 비록 월요일일지라도

마치 오늘 금요일인 것처럼 즐겁게 버틸 수 있을 텐데...


이거 만들어 팔면

정말 직장인의 필수템이 되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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