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by moonlight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동료가 코로나19 확진되었습니다.

나는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재택근무도 하게 되었죠.


종종 재택근무하는 동료들을 보며

막연하게 출근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출근하지 않으니 정말 1시간, 아니 퇴근까지 2시간 더 여유가 생기더군요.

요 며칠 출근 때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시위로

멈춘 지하철에서 발을 동동 굴렀는데

오늘은 잠시 잊게 됩니다.


거실 테이블에 올려둔 노트북을 째려보는 내게

방학 중인 둘째는 심심하다며 자꾸 말을 걸어요.

못 이기는 척 대답이라도 하면

왜 일 안 하냐고 구박을 하죠.


그렇게 대화를 하고 점심 식사까지 하고 나니,

오늘 업무의 팔 할 이상을 한 것 같아요.


멍하니 차 한잔 마시는 호사를 누려봅니다.

그러다 문득 이래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업무가 너무 빨리 끝나서 말이죠.


생각해보면 사무실에서 흘려보내는 시간이 상당한 것 같아요.

다섯 문장으로 끝날 얘기를 50분 동안 마주 보고 붉으락푸르락하며 얘기한 것 같고

돌아다니며 '하더라'는 소식을 '카더라'하며 말하기 바빴으니까요.


회사에서 이를 안다면

당장 나를 로봇으로 대체하려 들겠죠.

나라도 그러겠어요.


퇴근까지 시간을 쪼개 나만의 작은 비즈니스를 생각합니다.

나를 위해서도

회사를 위해서도


쿨하게 헤어져야 하잖아요.



사진 : telework@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