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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승진심사가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웃고 또 다른 누군가는 몇 번째 울상입니다.
심술궂은 나는 지극히 편향적인 기준으로 심사권자의 결정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승진 명단에서 쉽게 동의할 수 없는 이름을 발견하고는
나에게 해를 준 것도 아닌데 괜스레 투덜투덜 화를 냅니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게 이런 나를 두고 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네요.
승진은 무엇일까요?
<젊은 공무원에게 묻다>(남해의봄날)라는 책을 준비하면서 광주시 광산구청의 엄미현 동장님을 만났습니다. 그때 선배님이 이런 말씀하셨어요.
"우리는 직위가 높아짐에 따른 책무를 스스로 감당할 능력과 자질이 있는지 돌아보고 쌓아 가야 한다. 승진은 열심히 일한 뒤 선물처럼 오는 것이라 여기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마주한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평가 기준과 절차의 공정성에 의문이 들기도 하고
여전히 승진을 목표로 삼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업무 영역의 확장이나 자신만의 색깔을 펼쳐 보이겠다는
그래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직위에 오르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아니라
입사 동기들이 하나둘 승진하고 나만 남겨지니까,
자녀도 크고 부모님은 아프고 돈 필요한 곳이 많아지니 승진해서 수입을 높여볼까,
내가 적임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보다 못나 보이는 이들에게 빼앗기기 싫으니까 등등
여러 이유로 승진을 목표로 삼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아직도 승진을 미끼로 일을 시키는 상사가 있어요.
너 본사 가려면 이 정도 추가 업무는 할 수 있었야 해.
나랑 이거 해내면 본사로 보내줄게. 그럼 금방 승진해.
하며 말이죠.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고,
승진보다 성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다지만
요즘도 이런 말이 먹힌다니 애석합니다.
물론 개인의 선택으로 승진이 삶의 가치에 우선순위를 차지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내 삶이, 내 일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떠밀려 왔던 대로 떠밀려 가는 것은 아닌지......
문득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남의 신념대로 살지 마라
방황하라
길 잃은 양이 돼라."
걷고 있는 그 길이
나의 선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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