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의 육아 수다 : 두 번째 이야기
오늘은 한 기관에서 아빠들의 모임을 주관했다. 아는 얼굴이 한 명도 없지만 그래도 육아하는 아빠들이라는 동질감에, 함께 고민하면 힐링될 것 같아 덜컥 참가신청을 했다.
금요일 퇴근시간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모이기로 한 카페 역시 여러 곳에서 참여하는 분들을 배려해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정하다 보니, 사람들이 북적북적.
요즘 사람 구경을 하지 못하는 나는 반짝이는 불빛이 신기했다. 마치 둘째가 개미를 보고 마구마구 달려가서 손으로 잡으려는 것처럼 그냥 신났다.

조금 일찍 도착해 자리에 앉으며 남자들끼리의 모임이라 다소 어색할 거라 생각했지만,
1분도 지나지 않아 아빠들의 수다는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 저는 8살과 2살 여자 아이를 둔 아빠예요.
- 오~ 딸이어서 좋겠어요. 전 6살, 4살 아들만 둘이에요.
- 아들은 활동량이 보통이 아니라고 하던데요? 어떻게 놀아요?
- 집에서 하는 그림 놀이나 선생님 놀이, 인형 놀이는 못하게 돼요. 밖으로 나가야 해요. 하하.
그런 중 한 아빠가 어렵사리 말을 꺼낸다.

저는 아이들을 엄하게 키워요.
물은 주방에 와서 마셔야 하고, 놀이가 끝나면 곧바로 정리해야 하고,
거실에는 장난감을 가져오지 않아요. 가끔 이런 제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관심을 두고 함께 놀기도 하지만 규칙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러는데,
아이들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요.
이어지는 공감과 고민
- 맞아요. 어려워요. 요즘은 친구 같은 아빠가 트렌드인데, 예절도 중요하잖아요. 맘충이란 말도 있듯이, 저도 걱정이에요.
- 훈육도 사랑으로 해결해야 해요. 사랑하는 사람의 말은 잘 들어주잖아요. 아이도 엄마와 아빠를 사랑하게 만들어서 부모의 말을 듣게 하는 거죠. 아이와 함께 놀이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면 도움이 될 거예요.
- 저희는 둘째가 태어난 후 첫째가 과잉행동을 보이는 것 같아요.
- 첫째와 별도로 데이트하며 아이의 소유욕을 충족시켜 주세요. 잘 안 되면 아이의 어깨를 잡고 눈을 보며 작은 소리를 훈육하는 방법을 사용해 보시는 것도 좋아요. 마지막 방법으로.^^
그러다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아빠에게 바라는 점을 물어본 이야기를 했다.
함께 책 읽기? 요리 하기? 운동 하기? 아니 아니지 놀이공원 가기?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의외의 대답이 기다리고 있었다.
3위는 술, 담배 냄새나지 않기
2위는 함께 놀기.
1위는 화내지 않고 함께 놀기!!!
2위와 1위의 차이를 설명하며 부모의 과민반응을 이야기했다. 아이들은 아직 어른과 같은 기준이 정립되지 않았고, 차근차근 배우고 가꾸어 가는 과정인데 올바른 습관을 위한 훈육에서 잦은 부모의 꾸중은 아이들의 자신감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단다.
헉.
나는
식탁에서 물을 엎지르는 아이를 쏘아보고,
제시간 등교를 위해 아침마다 아이를 따라다니며 닦달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에선 목청껏 소리치는데.
혹 이것이 과민반응!

물을 엎지르는 아이에겐 한 번 더 엎지르면 식사 중엔 더 이상을 물을 먹지 못한다고 하고,
늑장부리는 아이에겐 일찍 깨우거나 느리게 준비해서 지각이 가져올 책임을 알려주고,
위험 행동을 하는 아이에겐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그러면 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해 주면 되었는데.
그냥 버럭버럭.
(적다 보니 이것 참 민망하고 미안하네.)
아이의 과잉행동을 검색하니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단다.
아마도 아빠의 과민반응 원인과 비슷하지 않을까? 뭔지는 모르겠지만. ㅋㅋ
어제보다 여유롭게 서로를 알아보자~ 릴랙스~ 릴랙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