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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light Apr 16. 2016

자기애가 충만한 쭉쭉이

: 25개월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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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빠~ 나도~ 나도”    


지난 명절에 사촌 언니의 가르침을 받은 첫째 쑥쑥이가 모처럼 매니큐어를 집었다.

아직 자신이 하지 못하기에 거실에서 뒹굴고 있는 아빠를 데려다 시킨다.

이를 본 25개월 둘째 쭉쭉이는 눈을 반짝이며 달려와~~

“아빠~ 아빠~ 나도~ 나도”를 외친다.     


어렵사리 진정시키고 언니를 먼저 하는 동안

녀석은 목은 빼고 숨은 죽이고 신기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그런 아이가 신기하다.

언니 손톱에 매니큐어가 칠해지고 이제 마르기를 기다리려 자리를 옮기자

녀석은 자신의 두 손을 쫙 뻗어 아빠 앞에 앉는다. 당당하다.     


쓱싹쓱싹 바르고 마르기를 기다리지만,

아직 기다림이 익숙하지 않은 녀석은 움직이다 모양이 엉클어져 다시 찾아온다.

그러기를 두 차례 하니 기운도 빠지고 점점 화도 솟아오르고. 아휴~    


다행히 아빠의 인내가 터지기 전 자신의 손을 보며 만족하는 쭉쭉이!    


“아빠~ 여기 봐. 정말 예쁘지.”    


손톱은 자신을 향하고 손바닥은 아빠를 향하게 손을 뻗는다.

그렇게 자신의 손을 보면서 아빠에게 이걸 보라니.    


쭉쭉이는 분홍 꽃이 있는 이불을 좋아한다.

보통 그림 있는 쪽이 위로, 즉 사람의 눈에 보이도록 덮고 자는데

녀석은 그림이 자신의 살결에 닿도록 덮고 잔다.

온몸으로 휘감고 둘둘 말아서 방안을 돌아다니는.

그러면서 자신의 이불이 좋음을 자랑한다. 만지지도 못하게 한다.     


가끔 자기만족이 강해 보여 부럽다.

지금 나이가 그런 것인지 살면서 점점 타인의 시선에 자신의 행동과 감정이 구속당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손바닥으로 보이며 네 손톱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모습이


오늘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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