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화] 혹한기 훈련을 되돌아보며

내 이름으로 충성한 D+188

by 퇴근 후 작가

이번 혹한기 훈련은 단순히 ‘추위에 견디는 시간’으로만 남지 않았다.

오히려, 나 자신과 싸우는 진짜 훈련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행군과 전차 조종, 반복되는 일정들이었지만, 그 속에는 내면의 갈등과 불안을 마주하고, 스스로를 다잡는 수많은 순간들이 숨어 있었다.


손끝이 얼어 감각이 사라질 때, 나는 내 인내심의 끝자락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새벽까지 이어진 행군 중에도, 눈꺼풀이 무거워지던 순간에도, 나는 그저 한 걸음 더 내딛기 위해 몸을 앞으로 밀어야 했다. '그만 걷고 싶다'는 마음과 '끝까지 해내자'는 의지 사이에서 나의 정신은 쉼 없이 진동했다. 그럴 때마다 나를 이끈 건, 단순한 훈련의 완수가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약속이었다. 이겨내고 싶다는 마음, 포기하지 않고 싶다는 고집. 그것이 발걸음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그리고 전차 조종. 처음으로 진짜 전차의 핸들을 잡았을 때의 감각은 지금도 생생하다. 조종석에 앉아 시동을 걸고, 레버를 움직이던 그 순간의 긴장감은 내가 지금껏 겪어본 어떤 시험보다도 날카로웠다. 설명서로는 다 배울 수 없는 무게감과 복잡한 기계의 반응을 온몸으로 느끼며, 나는 ‘실전’이라는 말을 비로소 이해하게 됐다. 그 속에서 배운 건 단지 조작법이 아니라, 위험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태도였다.


혹한기 훈련이 끝났을 때, 나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건 단지 ‘이겨냈다’는 성취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큰 건, ‘할 수 있다’는 감각이 내 안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사실이었다. 여전히 두렵고, 여전히 서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 그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훈련이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결국 나를 지치게 했던 건 마음이었다. 내가 무너질 것 같은 순간은 항상 몸이 아니라 마음에서 먼저 왔다. 그런 마음을 붙잡고, 다시 일어서는 법을 이 훈련을 통해 배웠다. 결국 삶이라는 것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가 넘어서야 할 건 언제나 바깥의 추위보다, 안에서부터 차오르는 두려움이다.


나는 이 시간을 기억할 것이다.

얼어붙은 손끝과, 팥빵 하나에 눈물이 날 만큼 따뜻했던 순간, 무거운 전차를 움직이며 내 한계를 조금씩 밀어냈던 감각. 이 훈련은 나를 바꾸었다. 더 단단하게, 더 침착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믿는 법을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또 다른 훈련이, 또 다른 겨울이 오겠지만, 나는 지금처럼 걸어갈 것이다. 두렵고 불안해도 괜찮다. 나는 이미 나 자신에게 증명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것을. 그 믿음 하나만 있으면, 어떤 길도 끝까지 갈 수 있다.


✍️ 기억의 조각 추위보다 두려웠던 건,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순간들이었다. 혹한기 훈련은 얼음 같은 시간을 건너 결국 나를 나로 세우는 과정이었다.




❤️ 스물한 살, 그 낯설고도 선명했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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