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충성한 D+187
본격적인 혹한기 훈련이 시작되었다.
선임들에게 수도 없이 들어왔던 이야기 "혹한기 훈련 가면 손발을 잘라버리고 싶다"는 말, "진짜 너무 춥다"는 말. 그 말들이 이제는 실감으로 다가왔다. 사실 나는 추위를 누구보다 싫어했다. 손발에 땀이 찼다가 금세 얼어붙는 느낌이 너무도 싫었다.
하지만 다행히 날씨가 도와주었다. 낮에는 햇살이 퍼졌고, 밤 기온도 작년 겨울에 비하면 견딜만했다.
이렇게 시작된 나의 첫 혹한기 훈련에서 중요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바로, 전차 조종이다.
훈련이 시작되며 나의 112호 전차에 올랐을 때, 마음이 바짝 조여들었고 조종석은 평소보다 좁고 복잡하게 느껴졌다. 또한 기계의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었고,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실제로 조종을 시작하자마자 머릿속이 하얘졌다. 무서웠다. 동시에, 해내고 싶었다. 처음 핸들을 잡은 그 순간의 긴장감은 내가 평생 기억할 첫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이번 전차 조종은 단순한 운전이 아니었다. 민간 차량들과 도로를 함께 써야 했기에 더욱 긴장했고, 앞차와의 거리 유지, 급정거와 곡선 주행,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후진과 커브 돌기에서는 여전히 미숙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나는 기계와 함께 호흡하는 법을 배워갔다. 나를 움직이는 것이 아닌, 전차를 이해하고 설득하는 일이었다.
무사히 훈련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했을 때, 나는 뿌듯함과 안도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단순히 조종을 마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나 자신과 마주하고 이겨낸 느낌이었다. 이 전차 조종 훈련은 내 군 생활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 기억의 조각 처음 조종석에 앉았을 때, 고요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낯선 기계의 숨결 속에서 나는 방향보다 마음을 먼저 잡아야 했다. 나는 기계를 다루기보다, 나를 다독이는 법을 배웠다. 그날, 나는 전차를 조종한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두려움을 조종했다.
❤️ 스물한 살, 그 낯설고도 선명했던 시간을
매주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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