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충성한 D+235
긴밤 덕분일까. 아침에 눈을 뜨자 몸이 한결 가벼웠다.
오랜만에 ‘잘 잤다’는 느낌이 들었고, 정신도 맑아졌다. 오전에는 근무를 다녀오고, 이발도 시원하게 하고 나니 뭔가 붓글씨 연습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시간은 애매하게 흘러갔고, 결국 오늘은 붓을 내려놓고 그냥 쉬기로 했다.
이따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더 필요한 날이 있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오후에는 3중대와의 축구 시합이 있었다. 오른쪽 윙 포지션으로 뛰었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뛰는 중간에 다리에 경련도 오고 숨이 가빠왔다. ‘이상하다, 나 예전보다 훨씬 더 잘 뛸 수 있었는데…’
그런데 4:4 동점 상황에서 공 하나가 눈앞에 굴러왔다. 생각할 틈도 없이 달려가서 툭 차 넣은 골. 주워먹기 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뭐 어떤가. 팀을 역전시킨 골이니 그걸로 충분하다.
결국 6:4로 1중대가 이겼다. 기분이 괜찮았다. 오랜만에 땀 흘리고, 팀원들과 기뻐할 수 있는 순간이 있어 좋았다. 작은 승리지만 군대 생활에선 이런 한 장면이 큰 위안이 된다.
1중대 파이팅.
✍️ 기억의 조각 주워먹기든 뭐든, 오늘은 내가 영웅이었다. 경련 난 다리도 웃게 만든 한 골
❤️ 오늘 하루도 든든하게 우리를 지켜주고 계신 국군 장병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스물한 살, 그 낯설고도 선명했던 시간을 매주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글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닿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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