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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현 Sep 26. 2019

비즈니스 모델과 헤게모니(8)

창업자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비즈니스 모델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어려운 과제에 해당됩니다. 많은 창업교육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교육하지만 실질적으로 왜 필요한지를 알기 어렵고 무엇보다 사업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외적으로 정부지원사업에 많이 사용된다고 하지만 사실 정부지원사업에 사용되는 것도 일부 지원사업에서만 비즈니스 모델을 중요하게 생각할 뿐 대부분의 사업에서는 평가항목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하든 비즈니스 모델은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만 배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비즈니스 모델은 검증과 분석까지 알고 있어야 비즈니스 모델을 실제 사업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업에 활용할 목적이라면 더욱이 검증과 분석은 필요한데 기존에 정형화된 비즈니스 모델의 경우 형태가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고 자료가 많기 때문에 (예비) 창업자는 큰 고민 없이 모델의 장점을 활용하고 단점을 보완해나가면서 사업을 추진하면 됩니다. 


정형화된 비즈니스 모델의 장점을 활용하고 단점은 보완해 나가면 된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비즈니스 모델은 검증분석이 필요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하는 툴이나 분석하는 툴은 다양하지만 검증은 창업자에게 있어 어려운 영역이고 자신이 수립한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는 것은 몇 가지 수행 가능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3가지를 말씀드렸는데요, 지난 글에서까지 살펴본 3가지 방법이 그것입니다. 


1. 시뮬레이션 분석

2. 재무적 분석

3. 위험성평가 분석


 정리하여 말씀드리면 (예비) 창업자는 기존 모델로 창업을 하는 경우 기존 모델의 활용을 선택하고, 신규 모델로 창업을 하는 경우 분석 과정을 거쳐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보완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의 가치사슬(Company Value Chain, CVC)과 굉장히 많은 부분 닮아있습니다. 사용되는 단어도 비슷한 것 같고 잘 모르는 (예비) 창업자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그 말이 그 말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이 가치사슬과 닮아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의 수립과 정립은 이해가 되는데 그것이 사업에 있어서 왜 중요한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어차피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하는데 그게 왜 중요하나?

 비즈니스 모델은 동일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가 제공되는 과정,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 또한 동일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디지털플라자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A/S 수익을 얻는 과정이나 LG가 서비스센터를 통해 제품도 판매하고 A/S 수익을 얻는 과정은 동일합니다. 유사하다시피 한 이 과정에서 막상 소비자들은 서비스의 질적 차이나 양사가 제공하고 있는 제품, 나아가 브랜드의 차이를 느끼기도 합니다. 


 소위, 헤게모니라고 부르는 패권은 기업의 비즈니스에서 경쟁 우위, 차별적 우위 또는 기업이 만들어낸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태계를 뜻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라이프 스타일까지 헤게모니가 확장되면서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서비스 밴(Van)은 구석구석까지 이동합니다'

 -> 삼성전자의 A/S 서비스의 친절과 고객만족을 표현한 광고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에서 고객과의 관계(Customer Relationship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d-WWvDpEfDc


 비즈니스 모델이 동일하다 하더라도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제공되는 여러 단계에서 어느 부분에 헤게모니를 둘 것인가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이 바뀔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살펴본 'SOCAR'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면 쏘카를 이용하는 고객은 편의성에 만족을 느끼고 쏘카를 선택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다만, 불만 사례에서 나온 것과 같이 편의성 제고를 위한 후속조치에서 쏘카가 부족함을 보였던 부분을 후발주자가 개선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헤게모니로 내세운다면, 쏘카의 시장점유율은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헤게모니에 따라 시장의 판도는 바뀌기도 합니다. 기존에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매우 오랜 기간 시장점유율의 큰 변화 없이 제품, 서비스를 판매하지만 새롭게 생겨나는 시장에서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비즈니스 모델의 헤게모니가 시장에서 주력으로 흐르고 있는 주류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가 곧 이 시장에서의 헤게모니다'라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2020년 트렌드로 자리 잡을 HMR 시장(저의 예상입니다)은 벌써부터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가정간편식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기업들은 벌써부터 이 시장에서 헤게모니를 앞세워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트에 가보면 아예 한~두어 칸은 간편식으로 가득 채울 만큼 브랜드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 수산물 HMR(가정간편식) 시장에서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67341


 기존에 존재하는 시장이라 하더라도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구매패턴이나 구매 의향이 바뀌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박카스와 비타 500'의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피로회복제로, 자양강장제의 왕좌로 군림하던 박카스가 비타 500에게 자리를 내준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오랜 기간 시장을 선도하고 있던 박카스는 새로운 구매층의 제품 구매 방식, 구매패턴, 기호를 읽어내지 못했는데요,


 비타 500은 아이돌 가수 '수지'를 모델로 기용하면서부터 젊은 층의 수요를 이끌어내고 피로회복제 시장의 새로운 왕좌로 군림하게 됩니다. 유사한 제품을 판매하고 유사한 타겟층을 공략하는 제품군에서 두 브랜드가 시장점유의 차이를 보인 것은 단순히 광고 수단이나 전략의 차이만으로는 보기 어렵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동일했지만 헤게모니가 달랐습니다. 


 박카스는 '약'으로 인식되어서 접근이 어려웠고, 비타 500은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비타민 음료'로 인식되어서 훨씬 더 젊은 층에게 소구 되기 쉬웠습니다. 웰빙 트렌드를 타고 비타 500이 성장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지만 '피로회복제 시장의 헤게모니'는 약이 아닌 비타민 음료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은 비타 500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약보다는 간편하게 건강을 회복하는 수단을 선택하기 쉬우니까요.


약으로 피로를 회복한다는 느낌보다 비타민으로 건강해지자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입니다


 비타 500이 한동안 박카스의 아성을 흔들고 시장의 선두주자로써의 지위를 누렸지만 박카스는 다시 시장 선두주자를 탈환하게 됩니다. Brand Equity가 워낙에 단단한 것도 한몫을 했지만 다양한 경쟁자가 뒤이어 시장에 참여하게 되면서 비타 500은 유사제품에 의해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내주었기 때문입니다. 약은 복제하기 어렵지만 비타민 음료는 너도나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일까요? 최근까지도 이 시장은 여러 헤게모니에 의해 치열하게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http://news.tf.co.kr/read/economy/1762805.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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