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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현 Oct 01. 2019

미리 보는 2020 트렌드(3)

마이크로 트렌드가 보인다



2. 감정의 간접적인 표현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감정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사례가 감정 대리인의 가장 구체화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피곤함이 있는 것과 더불어 감정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통쾌함이 겹친 것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어느 쪽이든 감정 대리인이라는 트렌드에 맞게 감정을 대리하여 전달한다는 취지에는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콘텐츠로 대신하는 것도 간접적인 표현에 가깝지만 앞서 소개드린 사례는 비교적 '직접적인 교시'에 가까운 사례라고 볼 수 있고 아래의 사례들은 '간접적으로 투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이모티콘의 약진

 

  이모티콘의 약진이 사실 놀랍지는 않습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감정 대리인을 대표하는 것이라 볼 수 없지만 어느샌가 메신저를 통한 대화에서는 이모티콘이 빠져서는 안 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이모티콘이 등장하는 것도 이모티콘의 약진으로 볼 수 있지만 이모티콘을 대화의 수단이 아니라 감정의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감정 대리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사례입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말 보다 감사합니다라는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추세라고 할까요?


<(왼쪽)동글동글연이, (오른쪽) 카카오톡 이모티콘 밈, 출처 : 구글>


  대화에 있어서 이모티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카카오톡 메신저에서 이모티콘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줄곧 이어지는 '습관'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단순히 대화에 이모티콘을 곁들이는 정도였다면 최근에 등장하는 이모티콘의 경우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이 많아졌고, 이모티콘 자체에 글이 들어가 있어서 '대신하여 표현해주는' 듯한 인상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감정을 대신하여 표현한다는 점에서 감정 대리인의 사례라고 볼 수 있지만 다만 자신의 감정을 더욱 잘 표현하는 이모티콘을 선택하는 것 이외에 이런 트렌드가 이모티콘 시장 자체를 성장으로 견인하는지 여부는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감정대리인의 트렌드이긴 하지만 원래부터 조명을 받고 있던 이모티콘 시장이 더욱 크게 성장하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2) 공감의 대상을 찾다


  감정은 한두 가지가 아니라 매우 다양합니다. 기쁨, 슬픔, 우울함, 행복함 등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샐 수 없이 많은데 이런 감정을 일상에서 느끼기 어려운 경우에 감정을 대신하여 느낄 수 있는 채널을 찾는 것이 감정 대리인의 또 다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Youtube에서 '하울'로 검색하면 수없이 등장하는 영상이 있습니다. 상품을 구매하여 언박싱(unboxing)하거나 구매하여 뜯는 과정과 상품을 소개하기까지의 과정을 하울이라고 하는데 하울은 이미 수년 전부터 Youtube에서 인기 콘텐츠 중에 하나였습니다. 최근까지도 이런 하울 영상은 대리만족을 넘어서 감정을 대리하기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울 영상에 관심을 보이고 감정을 이입하는 이유는 '상대적인 만족감' 때문입니다. 

 

<유튜브 캡처 화면>

  비단 만족감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정의 대리와 공감을 위해 이런 양상은 Vlog의 인기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Study with me, 직장인 Vlog, 기타 여러 경험을 공유하는 영상들에서 감정을 대리하고 있는데 이런 영상 콘텐츠들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직접적으로 감정을 느끼기 어려운 현실도 있지만 감정의 대리만큼이나 감정의 '공감'을 얻고자 하는 심리가 크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만 이렇게 직장생활이 힘든 것은 아니겠지' 라고 할까요?


감정 대리인은 결국 감정의 공감으로 이어진다


<(왼쪽) 직장인 브이로그, (오른쪽) Study with me, 출처 : 유튜브 캡쳐>


 3. 감정 그 자체가 주제가 된다 


  감정을 대리하는 것, 그 자체가 주제가 되는 다양한 행사들의 개최도 눈여겨볼 사례입니다. 이전까지는 감정 자체가 주제가 되는 행사들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려웠는데요, 감정 대리인이 트렌드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많지는 않지만 감정과 감정 대리를 주제로 열리는 행사들이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단 행사뿐만 아니라 이런 양상은 공연이나 드라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  감정이 주제가 되는 오프라인 행사


  부산에서 열린 감정 대리 콘텐츠와 관련된 뉴스입니다. 감정과 관련된 콘텐츠가 주제가 되어서 행사가 열리는 것은 저도 굉장히 신선하게 보고 있는데요, 이 번 행사에서는 세션과 더불어 공연까지 함께 구성되어 있어서 주제에 적합한 행사 사례로 기록되지 않을까 합니다. 


 http://www.mirae.news/news/articleView.html?idxno=173


 (2) 감정을 다룬 영상 콘텐츠


  연애와 관련된 감정은 여러 감정들 중에 항상 뜨거운 화제가 되는 감정입니다. 한 때 TV 프로그램을 장식했었지만 식상함 때문에 그 인기가 사그라들었다가 또다시 등장하게 된 연애 프로그램에 대해서 대중들이 보내는 시각이 그리 곱지만은 않을 텐데요, 이 번 하트 시그널 프로그램이 사랑을 받은 이유는 출연진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연출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하트 시그널 2, 출처 : 미디어오늘>


  연애가 이루어지기까지의 청춘 남녀 간의 복잡한 감정선을 다룬 이 작품이 숱한 화제를 낳은 것은 단순히 연애 프로그램의 인기가 시작되었다는 해석보다는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습니다. 


<(왼쪽) 연플리, (오른쪽) 에이틴, 출처 : Youtube 플레이리스트 Official Page>

 

 연애와 관련된 영상 콘텐츠의 연장선이지만 웹드라마의 약진도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입니다. 여러 세대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굉장한 인기를 이끌어 낸 '연플리'와 '에이틴'이 그 사례인데요, 10대들에게는 TV 드라마보다 더 인기가 많다는 에이틴의 경우 시즌을 거듭하며 인기를 더욱 높여가고 있습니다. (에이틴을 모르면 간첩이다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에이틴의 인기는 가공할만큼의 인기라고 합니다)


*연플리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습니다

https://youtu.be/ZKW_pqdeBmc



  TV 보다는 Youtube를 더욱 애용하는 젊은 층이 웹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는 '접근성'도 있겠지만 감정을 대리할 수 있는 에피소드, 감정선을 따라가는 영상 연출이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연플리와 에이틴을 서비스하고 있는 Youtube 채널 '플레이리스트'는 구독자가 200만명이 넘는 굉장한 채널로 성장했는데요 플레이리스트 채널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연, 연플리와 에이틴이 한 몫을 했다는 분석입니다.




 위에서까지 살펴본 감정 대리인의 사례는 이 것 이외에도 매우 다양합니다. 오프라인 공연에서는 감정을 주제로 한 연극 공연이 펼쳐지고 있고 여러 영상 콘텐츠에서는 오늘도 시청자들의 감정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방송되고 있습니다. 


 또한 감정을 대리하는 만큼 감정표현에 익숙하지 못한 심리를 상담받거나 상담하고자 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데요, 여러 지자체를 포함한 공공기관에서는 심리상담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한다거나 심리상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9년 트렌드 중에서 제가 주목한 2가지 트렌드인 '뉴트로'와 '감정 대리인'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뉴트로는 워낙에 강한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될지언정 주류 트렌드로 자리잡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아마도 2020년까지도 이 열기는 이어질 것 같고 감정 대리인의 경우 주류 트렌드는 아니지만 마이크로 트렌드로 소소하게 그 흐름을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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