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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현 Oct 04. 2018

정책자금 활용하기(2)

R&D 자금 편 이어서

 R&D 자금에 대해서 문의를 간혹 받을 때면 기업에서 가장 먼저 받게 되는 질문은 의외로 매우 단순하고 선명하다. 기업이 R&D 자금을 받고 싶은데 지원체계를 매우 간소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받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점을 역으로 따라가 보면 질문이 매우 단순하고 선명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가 직접 정보도 찾을 수 있으면서 참여하고 싶을 때 
쉽게 참여할 수 있는 R&D는 없나요?

 기업에서는 융자금도 비교적 간편한 절차로 지원을 받고 싶어 한다. 투자금은 주식이 오가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R&D 자금, 지원금에 대해서는 융자금과 마찬가지로 간편한 절차로 지원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정책적으로 지원을 한다는 점에서 투자금만큼이나 까다롭게 처리되어야 함을 이해하면서도 정작 지원을 받는 기업 입장에서는 보다 접근성이 용이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몇 년 전에는 수십 페이지에 달하던 사업계획서를 10~20장 내외로 간소화했다. 간소화와 더불어 기업이 사업계획서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샘플 사업계획서를 제시하고 있다. R&D에 선정된 이후 R&D 자금을 집행하고 관리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거나 교육을 시키는 등 R&D 자금을 지원하는 기관에서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수요자 중심의 제도를 신설하여 해결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여전히 R&D 자금을 받기 어려워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 


 평가위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3가지 정도로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 



1. R&D에 대한 막연함


 기업의 R&D는 '개발 연구'에 해당된다. 기업에서는 지식의 진보, 과학적인 신기술의 개발을 목표로 R&D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하여 제품이나 서비스, 공정이나 시스템을 개선,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R&D(연구개발)라는 어감이 주는 막연함이 스타트업, 창업기업, 중소기업에는 큰 어려움으로 인식된다. 마치 기존에 없던 '무언가'를 새롭게 개발해야만 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대표나 창업자들은 R&D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막상 자신의 회사가 어떤 아이템을 R&D해야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취지를 잘 설명하고 사례까지 충분히 설명한 후에서야 대표나 창업자들은 자신들이 어떤 R&D를 수행해야 하는지 이해했다. 


2. 인력의 부족


 R&D를 준비하거나 R&D의 수혜를 받아본 기업은 인력 부족에 대해서 많은 부분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서류 준비와 사업계획서 작성, R&D 운영에 전담 인력을 배치할 만큼 인적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기존 인력을 투입하여 R&D를 대응하면 좋겠지만 비교적 창업 초기 기업들은 R&D에 전담 인력을 투입할 만큼 인적자원의 풀이 넉넉하지 못하다. 


 R&D의 난이도가 있다 보니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유경험자가 아니면 R&D에 적절하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서 R&D스쿨을 운영한다거나 R&D 기획역량을 강화한다거나 무료로 R&D에 대해서 다양한 방면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있지만 막상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력의 부족에 대한 애로사항은 지속적으로 R&D를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소이다.


3. 정보의 부족


 R&D 자금이 정책자금이며 R&D 자금을 받아서 기업이 매우 큰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은 꽤 알려져 있다. 하지만 R&D 자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제외하고서 실제 R&D 자금의 수혜 가능성을 피부로 느끼는 기업은 많지 않다. 이웃 기업은 잘 받고 있다고 하는데 막상 받으려고 하면 '우리 기업이 받을 수 있는 R&D 자금은 없다.'라고 느끼는 기업이 많은 실정이다. 


 R&D 자금을 지원하는 정부부처와 산하 기관에서는 R&D 자금을 다양한 방법과 루트로 홍보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기업이 인지할 만큼 홍보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일부 홍보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기업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해놓은 자료는 없다. 


 기업이 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 홍보는 여전히 부족하고 혹 정보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정보만 가득하다면 기업에서 R&D를 수혜 받기 쉬운 '자금 또는 지원제도'라고 이해하기는 어렵다. 

  



 기업이 R&D 자금을 수혜 받기 어렵다고 느끼는 3가지 이유를 살펴보고 역으로 기업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소해주면 기업은 R&D에 대해서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 정부 부처나 기관의 여러 지원체계와 더불어 기업에서 다음의 몇 가지 팁을 참고한다면 직접 정보도 찾을 수 있으면서 R&D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싶을 때 직접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R&D 쉽게 소화하기'


1. R&D에 대한 막연함 없애기

 1) R&D 사례집 확인


 R&D 자금을 지원하는 대표기관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는 매년마다 R&D 성공사례집을 발표하고 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뿐만 아니라 R&D 자금을 지원하는 기관에서는 대부분 사례집을 발표하고 있는데 사례집을 확인하고 어떤 기술이 어떤 성과를 내었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기업에서 R&D에 대한 막연함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R&D 성공사례집

 (http://www.smtech.go.kr/front/ifg/eb/bestCaseBook.do)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 성공사례집(www.smtech.go.kr)


 2) 기업 데이터 정리하기


 R&D 자금이 막연해지는 이유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기업이 R&D 공고를 확인하였다고 하더라도 과연 해당 자금이 우리에게 적합한지 적합하지 않은지 즉각적으로 알기 어렵다는 부분이다. R&D를 많이 수행해본 기업의 경우 공고문만 확인하더라도 해당 사업에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 창업기업의 경우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우리 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고문을 쉽게 이해하고 자주 찾아보고 반복하여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기업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늘 인지하고 있어서 공고문을 보면서 즉시 기업의 참여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기업데이터 정리 예시


 기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 지원사업에서 요구하는 비율 등을 간단하게 표로 작성하여 두고 상시 참고할 수 있게 하면 R&D공고문을 확인할 때 기업이 참여가 가능한지 여부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R&D 자금뿐만 아니라 위 그림과 같이 표로 정리해두면 거의 대부분의 지원사업에 참여할 때 쉽게 정보를 찾아서 기입할 수 있을 것이다. 


 3) 공고문 정독


 R&D 자금뿐만 아니라 모든 지원사업에 있어서 공고문은 매우 중요하다. 공고문과 더불어 첨부된 서류들 또한 매우 중요한데 공고문으로 첨부된 모든 서류를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R&D에 대한 자문을 해오면서 기업과 Q&A를 하게 될 때 생각보다 공고문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거나 공고문에 게시된 내용을 기업이 자세히 인지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Q&A가 빈번했다. 


 R&D사업의 난이도가 높다고 이야기가 도는 이유도 자세히 살펴보면 기업이 공고문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막연한 어려움으로 시도조차 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막상 공고문을 펼쳐놓고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기업과 논의하다 보면 기업에서는 R&D를 보다 가깝게 느꼈으며 Q&A도 그만큼 빈도수가 줄어들었다. 


 공고문의 모든 내용이 중요하지만 굳이 포커스를 두자면 참여기업에 대한 '기준'이나 '제한'사항, 필수 서류 및 절차에 대한 부분에 조금 더 무게를 싣을 필요가 있다. R&D 자금은 기업이 참여만 가능하다면 이후부터는 R&D 아이템에 대한 내용으로만 판가름이 나기 때문에 별도의 기준으로 기업이 차별을 받거나 페널티를 받을 확률이 매우 낮다. 


 4) 관련 규정 공부


 R&D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의 경우 특별히 '사업비'와 관련된 규정을 추가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공고문도 중요하지만 사업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중요하다. R&D 자금은 사업비 사용계획서에 따라서 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업에서 R&D 자금을 신청할 때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바로 사업비이다. 사업비는 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에 회계검토를 반드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관련 규정을 확인하고 사용 계획에 따라 적절하게 사업비 사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사업비 사용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인터넷상에 떠도는 자료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R&D 자금을 지원하는 모든 부처에서는 R&D 자금에 대한 규정을 제공하고 있다. 내용이 많아서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확인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확한 사용 규정에 따라 사업비를 사용계획을 수립하게 되면 추후 수혜를 받을 시 불필요한 삭감을 방지할 수 있고 기업에서 보다 다양한 사업비 항목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일부 기업은 사업비 사용계획서를 규정에 맞지 않게 작성, 제출하여 사업비 삭감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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