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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현 Dec 09. 2018

창업과 투자의 연결고리(5)

투자는 정말 받기 어려운 것일까



 창업자들이 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듣고 실제 투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들어보면 투자에 대한 막연함 두려움이 있는 것과 달리 실제 준비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더욱 크다고 느낀다. 어떤 기회로든 투자를 받으면 좋은데 과연 실제 투자를 받을 때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전히 막막하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IR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부분이다. 


 IR 사업계획서는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보면 굉장히 다양한 IR 사업계획서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자료가 없어서 만들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꽤 다수의 창업자들은 자료는 구할 수 있지만 실제 이것을 우리 회사에 적용해서 적절하게 구현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어려워하고 있다. 머릿속에 들어있는 회사에 대한 지식을 페이퍼로 풀어내는 일을 창업자나 함께 일하는 팀원이라 하더라도 의외로 어려워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업계획서는 투자자에게 회사를 소개하는 문서다. 사실과는 다른 내용을 작성해서는 안되지만 적당한 포장은 가능하다.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기 때문에 회사의 차가운 민낯을 보여주기보다는 어느 정도 갖추어지고 꾸며진 모습으로, 성장 가능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어야 한다. 





투자유치를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


 투자심사역으로 일했던 대표님에게 투자와 관련해서 특히 사업계획서와 관련해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IR자료가 인터넷에 굉장히 많은데 사업계획서 작성이 왜 어려울까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러자 그 대표님은 IR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은 쉬울지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판에 박힌 IR 툴을 따른다기보다 회사의 색깔이나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IR자료에 녹여야 한다고 답했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대답이었다. 정해진 툴을 따르기보다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담으라는 말 말이다. 하지만 창업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실한 것은 정해진 틀을 깨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투자유치를 위한 사업계획서의 본연의 목적은 달성하되 그 안에서 회사의 매력을 충분히 아이덴티티에 담으라는 표현으로 나는 생각했다. 


 투자유치를 위한 사업계획서의 목적은 명확하다. 


 '투자자에게 우리 기업이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점을 어필하는 것.'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점을 논리적으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사용하여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것.'


 앞서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을 살펴보았는데,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투자를 준비하는 창업자의 입장에선 해당 부분을 더욱 중점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사업계획서 상에 해당 내용들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모든 투자자가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지만 특정 요인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하기도 한다. 따라서 사업계획서에 모든 요인이 녹아져 있어야 하지만 창업자는 매력적인 사업계획서를 작성함에 있어서 확실한 몇 가지는 반드시 사업계획서 상에 담아야 한다. 


(--- 사업계획서 작성 시 주의사항)


 1. 쉬운 언어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것


 많은 창업자들이 이 부분을 간과한다. 투자자들은 인사이트가 넓어서 다양한 산업군을 이해하고 산업군에 대한 정보에 매우 민첩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대응하지만 실제 산업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나 창업자의 기술, 기업의 제품이나 상품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사업계획서를 최대한 쉬운 언어로 작성해야 한다. 우리 회사에 처음 방문한 사람이 사업계획서를 보면 회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이 좋으며 혹 불가결하게 전문용어를 사용해야 할 경우 각주를 달아두는 것이 좋다. 


 2. 객관적인 데이터를 사용할 것


 객관적인 데이터의 사용은 지극히 당연한 부분이다. 사업계획서를 공적으로 사용되는 문서로 사업계획서 상에 적힌 숫자나 글자 모두 기업을 대표하는 내용들이어야 하고 사실관계에서 거짓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막대한 투자금이 오가는 비즈니스에서 객관성이 결여된 데이터를 사용하여 투자가 유치되었다고 가정해보면 그 이후에 일어날 일들은 매우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업계획서 상에 반영되는 통계자료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자료를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시장조사 상 전혀 구현되지 않은 시장이라 하더라도 추산이 가능할 수 있는 상위 시장(Top-Market)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객관적인 논리에 근거한 수치를 제시해야 한다. 일부 창업자들은 언론에서 발표된 추산, 측정치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언론사나 일반 기업이나, 공신력이 없는 기관에서 전망한 수치를 시장의 대표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것은 신뢰도 측면에서 다소 부족할 수 있다. 


 기업의 장점이나 단점(Risk를 포함한)을 표현할 때도 기업은 단순히 장점이 이렇다, 단점이 이렇다, SWOT에 입각해서 살펴보니 이렇다 하고 제시할 것이 아니다. 장점이 왜 장점인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준으로 제시해야 하고 단점이나 Risk 등 또한 객관적인, 검증이 가능한 근거에 의거해서 작성해야 한다. 


 3. 경쟁관계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제시할 것


 일반적으로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아이템을 제외하고 모든 창업 아이템은 반드시 유사 아이템이나 유사 시장을 갖게 된다. 기존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제에 대한 창업아이템에도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인데 창업자의 아이템이 기존 수요를 대체하는 아이템일수록, 또는 그런 아이템이 아니라 하더라도 창업자는 경쟁관계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대충 조사해보니 이 정도더라, 이 정도 급이더라 하고 적당히 때울 마음이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매력도가 반드시 저하될 수밖에 없다. 전체적인 산업분야가 어떤 흐름을 가져가고 있고 해당 산업의 흐름에서 우리 기업이 위치한 정도는 어디이며, 경쟁사의 기술 수준이나 시장에서의 위치, 경쟁관계에 있어서 경쟁사보다 우리 창업기업이 가져갈 수 있는 경쟁우위는 무엇인지 매우 냉철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4. 추정 재무제표는 반드시 객관적인 데이터에 입각해서 작성할 것


 투자심사역을 역임했던 분들, 투자회사에서 실제 투자를 집행했던 분들을 뵈면서 반드시 빠지지 않은 조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었다. 추정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는 반드시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작성을 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추정치에 무슨 근거가 필요하나? 하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일반 기업에서도 추정치를 제시할 때는 현실성 있는, 확인 가능한, 검증 가능한 데이터에 입각해서 추정치를 제시한다. 


 하물며 투자를 받는 입장에서 기업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사업계획서 상에 들어갈 추정 재무제표를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하여 제시하지 않는 것은 굉장히 큰 오류가 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추정 재무제표를 제시하고 추정 재무제표의 근간을 이루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첨부하는 것이다. 혹 창업자가 추정 재무제표를 자체적으로 작성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당 부분은 해결하는 것이 좋다. 


 일전에 추정 재무제표를 막연하게 작성하였다가 투자에서 숱하게 실패의 고베를 마신 창업자들을 많이 보아왔다. 도대체 객관적인 데이터가 무엇인가? 하고 창업자들이 질문을 해왔는데 투자심사역, 투자자들이 말하는 객관적인 데이터는 어떤 특정 데이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추정치를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 추정 재무제표 작성에 대한 예시 모식도)


 예를 들어 기업이 어떤 특허를 통해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분기 단위별로 성장률을 측정하여 보니 평균 매출 성장률이 분기마다 5%씩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고 전년대비 최소 20% 이상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예상이 가능했다. 아울러 새롭게 모신 CTO를 통해 추가적인 특허의 획득과 더불어 신규 기술의 개발이 가능해졌고 해외영업부를 신설하여 모 해외 법인과 MOU 체결 및 연간 50만 불 이상의 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해보자. 이 경우 기업이 추정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사용되어야 할 객관적인 데이터는 무엇일까?


 우선 분기마다 매출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 아울러 획득한 특허와 개발하고 있는 기술의 내용, 기술인력들의 전문성 관련 자료, 해외 법인과의 MOU 체결 문서 및 계약에 대한 입증 자료들이 추정 재무제표 작성의 객관적인 데이터가 된다. 


 5. 사업계획서 전체의 논리성을 반드시 따져보아야 한다. 


 사업계획서를 부분 부분 작성하다 보면 사업계획서의 시작과 끝까지 논리적인 흐름이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 IR 컨설팅을 하면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보았을 때도 논리적인 흐름을 만들기 위해 순서를 변경하고 내용을 변경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모든 주의사항을 적절하게 녹였다고 하더라도 사업계획서 수십 장으로 논리 정연한 흐름을 만들어 내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IR 사업계획서의 각 장마다 정확한 자료를 사용했더라도 각 장마다의 연관성도 높아야 하고 전체적인 챕터의 흐름은 일관성 있는 메시지, 논리적인 흐름, 매력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꽤 다수의 창업자들은 투자를 준비함에 있어서 상당 시간을 투자하지만 최근에 만난 일부 창업기업들은 투자 준비를 불과 1~2 달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짧게 준비하고 투자를 받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보면 짧게 준비해서 과연 투자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른 사업계획서 작성 Tip


(---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른 사업계획서 작성 Tip)


 창업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기업이 성장하는 단계에 따라 필요한 자금이나 요소가 다르다. 창업 초기 기업이 자본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력도 필요하고 인프라도 필요하듯이 기업은 성장 단계 상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요구되는 부분이 나뉘게 된다. 기업이 투자를 준비할 때도 현재 우리 기업이 어느 단계에 위치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사업계획서의 방향은 조금씩 바뀔 수밖에 없는데 일반적으로 기업의 성장단계에서 투자자에게 설명하기 좋은 기업의 현재 위치는 3가지 정도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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