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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현 Mar 03. 2019

마케팅은 컨셉싸움이다(4)

창업자를 위한 마케팅


(지난 글 요약)

마케팅에 있어서 컨셉은 전략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제품의 핵심 경쟁력과 기법에만 치중해서 마치 제품의 컨셉이 핵심 경쟁력이나 기법에만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경쟁력과 기법을 강조하기 위한 광고나 홍보에 치중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비용에 대한 압박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광고나 기법을 경쟁력으로 컨셉화한 기업은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과 편강탕의 사례를 들었는데요, 창업자의 경우 동일한 선상에서 광고를 하게 되는 경우 비싼 광고홍보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선택은 자본조달이 용이한 창업자에게만 효과적입니다. 만약 다른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면 제품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경쟁력을 활용하는 것인데 이런 사례는 홍루이젠의 사례를 들어 말씀드렸습니다. 


홍루이젠은 핵심 경쟁력을 컨셉화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한결 같이 유지되는 맛과 패키지, 소비자를 고려한 제품군이 홍루이젠의 핵심 경쟁력인데 이러한 경쟁력이 홍루이젠의 컨셉으로 잡혔습니다. 요식업이다 보니 맛은 품질 중에 중요한 요소인데 맛을 균일하게,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였으니 컨셉이 한결 같이 유지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고 봐야 합니다. 


자 그렇다면, 핵심 경쟁력과 광고나 홍보를 창업자가 선택하기 어렵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라고 

지난 글에서 화두를 던졌었는데 그에 앞서 컨셉을 잡아주는 요소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기술의 발달과 트렌드의 변화로 제품의 본질은 자꾸 변화하는데 본질에만 집중하게 되면 품질은 유지될 수 있을지 몰라도 경쟁자에 비해서 컨셉이 모호해지게 됩니다. 코카콜라가 청량감을 주는 음료였다가 웰빙 트렌드에 따라서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사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만약 여기서 코카콜라가 본질에 집중해서 청량감을 더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코카콜라는 과연 시장점유율을 방어할 수 있었을까요?




코카콜라는 오히려 제품의 본질에 투자하기보다 컨셉을 잡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주기적으로 캠페인을 수행하여 코카콜라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기능에 소비자들이 집중하지 않게 했습니다. 웰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코카콜라는 상대적으로 살이 찌는 음료, 건강에 좋지 않은 음료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코카콜라가 본질에 집중하여 마케팅을 수행했다면, 결과는 보지 않아도 끔찍합니다. 


<coca cola happiness campaign, sourced youtube serviceplan page>



영상은 코카콜라가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기보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게 제품의 컨셉을 바꾸어준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코카콜라는 웰빙 트렌드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자연스럽게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한 바 있습니다. 10년 전부터 이런 트렌드를 대비하기 위해서 'Happiness Campaign'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고객의 행복의 순간에 코카콜라가 함께 있다고 말입니다. 


코카콜라를 마셔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순간에 코카콜라가 함께 한다는 것. 



뭔가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우리 제품을 쓰면 이러이러해서 좋고, 우리 제품은 이러이러한 경쟁력이 있으니 써라, 이런 식이 보통의 컨셉 메이킹이나 광고, 홍보인데 코카콜라는 반대로 하고 있다니요. 글로벌 기업이 이런 컨셉 메이킹을 하는 것은 앞서 말씀드리려고 했던 컨셉을 잡아주는 요소를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컨셉을 잡아주는 요소라, 분명 어떤 책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합니다. 일반적으로 컨셉을 도출할 때는 이러한 요소를 고민한다는 것을 어딘가에서 읽으셨을 겁니다. 


1) 고객의 Needs와 Wants, Demand는 무엇인가

2)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

3) 무엇이 소비자를 만족시킬 것인가

4) 교환, 거래, 관계적인 시각

5) 시장은 어떠한가

6) 마케터는 어떻게 바라고 있는가?

7) 사회적인 요소를 고려하고 있는가?


상기의 7가지에 대한 질문은 마케팅 컨셉을 도출할 때 굉장히 자주 사용되는 질문들입니다. 실제 컨셉을 잡을 때 하나하나의 질문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꼬리를 물면서 컨셉을 도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질문들은 익숙한 질문이고, 창업을 하는 많은 창업자들이 마케팅 교육에서 실제로 받고 있는 교육 내용에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의 컨셉이 '경쟁력과 기법'으로만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시장의 상황이나 환경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수 있는 내적 가치(고정되는 본질)와 시장 상황이 바뀌면 함께 변동하는 외적 가치(변화하는 본질)를 혼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콜라를 마시면 행복하지 않은데 코카 콜라는 행복을 주제로 컨셉을 만들고 캠페인을 지속해 왔습니다.  콜라를 마시는 행복한 모습을 연출하고 행복감을 주는 요소를 더하여 캠페인을 수행합니다. 캠페인을 만드는 과정은 사실 거의 제품을 새롭게 만드는 것과 유사한 노력이 들어가는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연출과정을 자세히 보면 사람들이 콜라를 마시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억지로 연출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연출되는 행복한 모습 속에 코카 콜라를 슬쩍 끼워넣는 정도입니다. 시장 상황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은 코카콜라의 내적 가치는 '청량감'이나 '맛'입니다. 그리고 '어울리는 음식'도요. 외적 가치는 무엇입니까, 코카 콜라가 그동안 쌓아놓은 브랜드 자산, 브랜드 컨셉은 시장 상황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트렌드에 따라 변합니다. 


창업자들은 내적 가치와 외적 가치를 모두 '본질'로 생각하고,
컨셉을 함께 '혼용'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여기에서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창업자들이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마케팅에 있어서 컨셉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적 가치와 외적 가치는 구분하여야 하고, 컨셉은 외적 가치에 따라 매겨져야 합니다. 




앞에서 살펴본 7가지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내적 가치에 집중하는 것인지, 외적 가치에 집중하는 것인지 이제는 보이실 겁니다. 


1) 고객의 Needs와 Wants, Demand는 무엇인가

 - 고객의 니즈와 원츠, 디맨드를 따라가다 보면 내적 가치의 변형이 불가피합니다. 컨셉메이킹에 있어서 내적 가치를 바꿀 수 없으므로 희귀한 변종이 나오죠. 마치 실패작인, 다이어트 콜라처럼 말입니다. 


2)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

 -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를 고민하면 일반적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떠올리거나 사용 상황을 떠올립니다. 가치를 라이프 스타일에만 비추어 본다면 가치를 등가물의 교환 정도로만 인식될 뿐입니다. 가치는 라이프 스타일뿐만 아니라 고객이 생각하는 '이상향'에 대한 심적인 만족감도 고려해야 합니다. 


3) 무엇이 소비자를 만족시킬 것인가

 - 제품에 대한 컨셉, 서비스에 대한 컨셉 중 어떤 것으로 고객을 만족시켜줄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면 컨셉은 자연스럽게 제품과 서비스, 내적가치에 집중되게 됩니다. 


4) 교환, 거래, 관계적인 시각

 - 제 값을 하는 제품, 고객과의 거래로 보는 시각, 고객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측면에서의 마케팅 컨셉은 반드시 내적 가치에 기반하여야만 가능합니다. 소비자들의 심리에는 제품에 대한 가격이 이미 잡혀 있습니다. (준거 가격) 이 가격은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교환 가치, 거래 가치, 관계 가치'를 모두 고려한 값이기 때문에 이 시각으로 컨셉을 잡게 되면 내적 가치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5) 시장은 어떠한가

 - 시장에서 경쟁자의 움직임에 따라 컨셉을 잡는 것은 사실상 가장 큰 오류가 될지도 모릅니다. 


6) 마케터는 어떻게 바라고 있는가?

 - 마케터가 어떤 컨셉으로 마케팅을 수행하느냐, 마케팅 팀의 팀장은 어떻게 마케팅을 수행하느냐가 컨셉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면 광고나 홍보와 같은 기법에만 치중하게 됩니다. 


7) 사회적인 요소를 고려하고 있는가?

 - 컨셉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면 당연히 피해야 합니다. 컨셉은 경영전략과 늘 맞물리는 것이어야 하므로 절대적으로 기업에 피해가 가서는 안됩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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