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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현 Apr 30. 2019

마케팅은 컨셉싸움이다(10)

창업자를 위한 마케팅



컨셉을 잡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두 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첫 번째, 컨셉의 모든 것은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두 번째, 고객이 원하는 것을 주면 된다


컨셉의 중요성도 알겠고, 컨셉을 잡고 마케팅할 때 IMC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알겠는데 결과적으로 컨셉을 어떻게 잡는 것이 좋을까 하는 부분에서 많은 창업자들은 상당히 어려워합니다. 워낙 기능 위주의 차별 우위나 기술력 위주의 차별 우위를 내세워서 창업을 하다 보니 막상 마케팅을 수행할 때는 별다른 컨셉을 잡기가 참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요소(본질)를 고정하고, 상대적인 요소(트렌드)를 강조하더라도 창업자의 입장에서는 컨셉은 굉장히 허황된 문구나 감상적인 문장처럼 머릿속을 떠다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름 있는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처럼 명확한 캠페인 문구, 슬로건이라도 나오면 좋을 텐데 막상 그런 문구를 지정하고 마케팅을 수행하더라도 빠르고 쉽게 변화하는 것이 또 창업자의 사업입니다. A제품이 잘 팔리다가도 언제 B 제품이 터질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더욱 컨셉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마케팅에서의 컨셉은 브랜드나 상품에 국한되는 컨셉이라기 보다 창업자에게 있어서 컨셉은 초기 제품이나 상품, 서비스에 국한되어 집중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것에 소비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캠페인성 컨셉이라 하더라도 창업자에게 있어서 컨셉은 비교적 한 카테고리를 아래로 파고들어 조금 더 사소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침을 채우는 현명한 선택 <-- 이런 컨셉을 잡기 어렵다면

저렴한 아침 식사 제품 <-- 이런 컨셉이라도 잡고 집중하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쏘카, Sourced Brand page>


카셰어링 1위 업체인 쏘카(SOCAR)의 사례는 창업 초기 컨셉 메이킹에 적지 않은 영감을 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쏘카를 창업하게 된 배경과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이야기는 스타트업계에서 매우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제주도에서 시작한 쏘카는 제주도에서 차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나 렌트 이외에 선택할 서비스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10분 단위로도 차량 렌트와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 쏘카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공유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막 시작되던 때였고 막대한 창업 초기 투자 자금도 필요했던 터였습니다. 투자자들을 설득하며 창업 초기 투자를 받은 대표자는 '공유경제'에 대한 가치와 차량 구매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비용 절약', 그리고 스마트폰으로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함을 쏘카의 브랜드 컨셉으로 잡고 마케팅을 수행했습니다. 


창업한 이듬해 3억에 불과한 매출은 수십 배가 오르게 되었고 쏘카는 차량 공유 서비스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쏘카의 브랜드 컨셉과 마케팅 수행이 주효했던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컨셉을 잡는 부분에 있어서 2가지를 모두 지켰기 때문인데, 쏘카는 고객을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컨셉을 도출했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정확하게 제공했습니다. 




고가의 차량을 구매할 수 없는 젊은 층의 수요와 기존 렌터카 시장이 10분~30분 단위로 렌트가 되지 않는 것에서부터 오는 고객의 불편사항을 쏘카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아울러 차량 선택의 폭을 빠르게 확대한 것과 스마트폰으로 예약과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 언제 어디서나 반납과 출차가 간편하다는 점 모두 고객이 렌터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쏘카의 전략이었습니다. 쏘카는 매우 명민하고 창의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이를 컨셉으로 반영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 VS 쏘카가 컨셉으로 활용한 것


1) 렌터카를 분 단위로 이용할 수 없는 불편함 -> 10분~30분 단위로도 이용 가능한 서비스 (Save)

2) 기존 렌터카의 차량 선택폭의 제한 -> 다양한 차종의 빠른 구축(자동차 회사와의 MOU) (Smart)

3) 렌터카 예약, 이용 확인의 불편함 -> 웹/앱으로 예약, 구매,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 구축 (Smart)

4) 출차와 반납의 불편함 -> 반납과 출차가 가능한 체인망 구축 (Smart)

5) 차량 대차 기간에 따른 공유 불가능 -> 단 기간 서비스 이용에 따른 차량 공유 가능 (Share)

... etc


[참고] 비교적 쏘카 창업 초반에 작성된 쏘카의 컨셉 메이킹과 마케팅 수행에 대한 트렌드 인사이트 기사

<http://trendinsight.biz/archives/14390>



쏘카의 사례가 창업자에게 있어서 좋은 인사이트를 주는 이유는 컨셉을 도출하는데 도움이 되는 3번째 방법을 정확하게 사용한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3. 고객의 후기와 컨셉의 비교와 피드백



컨셉을 잡는데 컨셉을 비교하고 피드백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고객에게 후기를 남기게 하는 것은 모든 기업이 당연히 수행하는 것인데 이를 피드백하여 컨셉과 비교, 분석하는 것은 다들 심도 있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쏘카는 차량 공유 서비스 초반에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히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대학교나 기타 다양한 현장을 찾아가며 고객의 후기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후기에 자신들이 컨셉으로 잡은, 목표로 하는 고객의 후기가 정확하게 반영이 되었는지, 고객들은 실제로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쏘카가 브랜드 마케팅의 성공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이유에 커뮤니티 구축이 한몫을 하고 있는데, 커뮤니티 구축에는 이런 피드백과 스토리 관리 또한 주된 이유로 자리 잡혀 있었습니다. 


다수의 창업자들은 컨셉을 잡은 이후에 고객이 실제로 우리의 컨셉처럼 느끼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습니다. 좋은 후기를 남겨주면 좋은 후기를 남겨주었다는 것에 집중해서 실제로 그 후기가 컨셉을 그대로 반영한 후기인지, 컨셉과는 전혀 다른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는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불만 고객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좋은 후기를 남긴 고객이 어떤 점에서 좋은 점을 느꼈는지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디테일을 놓치는 것과 같습니다. 


Q. 고객의 후기에 신경을 쓰는 것은 스토리 텔링 기법과 유사하지 않나?

A. 스토리텔링 기법도 고객이 스토리에 공감할 때 극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고객이 우리의 스토리에 공감하는지 여부는 고객의 후기나 평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또한 입소문 마케팅의 일환으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컨셉을 스토리로 풀어낸 또 다른 측면의 컨셉 메이킹입니다. 따라서 컨셉에 대한 피드백을 컨셉에 다시 반영하는 것이나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여 고객이 스토리에 공감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큰 맥락에서는 동일하나 다른 방법입니다. 


* 첫 번째, 두 번째 방법을 통해 컨셉을 도출했다면 세 번째 방법을 통해 컨셉을 조정해야 합니다.


만약 주얼리 브랜드를 창업한 창업자라고 가정을 해본다면, 


고객이 고전적이면서 유럽풍의 주얼리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5~10만 원 대의 제품을 선호하는 층이 확인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창업자는 '유럽풍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을 컨셉으로 내세우고 마케팅을 수행하게 됩니다. 키워드도 부여하고 키워드 마케팅도 수행하게 됩니다. 인스타그램이라면 해시태그 마케팅도 수행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 고객이 구매를 하게 되고 고객은 어떠한 방식으로나 후기를 남기게 될 텐데 실제로 고객이 유럽풍 디자인에 대한 선호나 합리적인 가격을 언급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유럽풍 디자인의 독특한 디자인 컨셉을 느끼지 못한다거나 가격이 경쟁제품 대비 합리적이지 않다면, 창업자의 컨셉은 브랜드 컨셉으로써 명확하게 소비자에게 인지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창업자는 이러한 피드백을 반드시 컨셉에 반영하고 조정해야 합니다. 


고객에게 소비되고 고객에게 확인된 컨셉만이 명확하게 우리 제품이나 브랜드의 컨셉이 되어야 합니다. 확인되지 않는 컨셉이나 고객에게 인지되지 않은 컨셉을 우리 제품이나 브랜드의 컨셉으로 밀고 나가게 되는 경우 경쟁자가 조금 더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쉽사리 우리 컨셉은 잊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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