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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현 May 05. 2019

마케팅은 컨셉싸움이다(11)

창업자를 위한 마케팅



마케팅에 있어서 컨셉은 기업의 전략과 밀접하며 핵심 경쟁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창업자는 마케팅의 중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제품이나 서비스의 컨셉이 전략이나 핵심 경쟁력과 관계가 많다고는 느끼지 못하는 것이 일반인데 이는 다분히 마케팅을 광고나 홍보와 같은 기법적인 측면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그리고 컨셉과 같은 마케팅 용어에 대한 오인, 오해로 인해 컨셉을 광고나 홍보와 같은 기법으로 승부를 보려 한다면 상당한 비용의 지출로 인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최근 들어 SNS 광고비가 증가하는 이유, V-Commerce가 성행하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은데 무엇보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경쟁력이 없다면 SNS 광고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앞서 글에서 언급했습니다. 제품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경쟁력이 좋기 때문에 창업 이후에 성공한 사례로 홍루이젠을 들었는데 사례를 둘째치고 정작 창업자들은 어떻게 컨셉을 잡아야 하는지, 어떻게 컨셉에 접근해야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마케팅은 본질이다.'


최근 들어 정말 많이 회자되고 있는 대목입니다. 본질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사실 본질은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신용카드가 할부 결제나 이월 결제의 기능이 좋다고 사용하는 고객들도 물론 많겠습니다만 포인트가 혜택이 좋아서 사용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현대카드의 경우 다양한 혜택과 문화생활의 기능 때문에 현대카드를 사는 고객도 있고, 주유할인 기능이나 경우에 따라 코스트코에 가기 위해서 카드를 선택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신용카드의 본질인 할부 기능, 이월 결제 기능이 정말 마케팅의 본질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포인트나 혜택, 카드가 주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의 기능을 선호하는 고객의 등장은 본질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워집니다. 무엇보다 창업자라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본질로만 컨셉을 유지하게 되면 트렌드를 놓칠 수 있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컨셉은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캠페인 성 슬로건이 되었든, 단순한 한 문장이나 문구가 되었든지 간에 창업자는 컨셉을 잡아주는 요소를 확인하고 컨셉을 잡는 것에 조금 더 친밀해져야 합니다. 앞선 글에서 컨셉을 잡아주는 요소를 7가지 살펴보았습니다만 7가지를 정석대로 다 살펴보기엔 Lean 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우니 2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보고 컨셉을 잡자고 제언했습니다. 


우리 제품, 서비스의 절대적인 요소와 상대적인 요소는 무엇인가?

우리 제품, 서비스가 고객과 상호작용/상호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두 질문의 핵심은 본질에 해당하는 절대적인 요소는 고정하고 상대적으로 변화하기 쉬운 트렌드나 문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같은 부분(비본질)에 특화하라는 것입니다. 


상기 두 질문을 통해서 컨셉을 쉽게 도출하면 좋겠지만 조금 더 갖추어진 절차로 컨셉을 도출하고 이를 마케팅에 적용하려면 IMC를 참고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IMC로 결국은 절차에 대한 참고사항이지 컨셉을 정확하게 도출하기 위한 방법적인 것은 아니므로 2가지 핵심 질문과 더불어 3가지 컨셉을 도출하는 방법을 지난 글에서 줄곧 말씀드렸습니다. 


1. 컨셉의 모든 것은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2. 고객이 원하는 것을 주면 된다. 

3. (1~2로 컨셉을 도출하였다면) 고객의 후기와 우리의 컨과 비교하고 피드백하라




이번 글에서는 컨셉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컨셉의 상호 작용이라. 알 것 같으면서도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뜻일 텐데요, 우선 상호작용(Interaction)의 의미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하고 가실 필요가 있습니다. 상호 작용은 여러 산업군에서 적용되는 단어로 뜻 자체가 개체 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특별히 경제학에서의 상호작용은 생산과 소비에서의 상호 작용을 말합니다. 


조금 더 쉽게 말씀드리면 수요와 공급이 있고, 재화가 오가는 거래 관계가 경제학에서의 상호작용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그렇다면 컨셉의 상호작용이란 컨셉 간에 서로 작용을 한다는 의미인지, 컨셉 간에 재화가 오고 간다는 것인지 모호하실 텐데요, 컨셉의 상호 작용이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자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 간의 상호작용을 의미합니다. 


10편까지 이어진 마케팅에 대한 글은 '마케팅은 컨셉 싸움이다'라고 제목을 정하고 부제는 창업자를 위한 마케팅이라고 달아두었습니다. 마케팅에 있어서 컨셉의 중요성은 말씀드리지 않아도 모두 이해하시는 부분이라 글에서 언급된 것은 없습니다. 글에서는 오히려 컨셉에 대한 설명과 창업자가 컨셉을 잡을 수 있는데 도움이 될만한 글이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이번 글에서는 컨셉을 만든 이와 컨셉을 받아들이는 이는 어떻게 컨셉을 소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다루고자 합니다. 


컨셉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

컨셉은 어떻게 고객과 상호작용하고 있는가?



<Youtube 우주의 끝을 찾아서 캡처 화면, Sourced Youtube>



유튜브에서 '우주의 끝을 찾아서'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내셔널 지오 그래픽에서 제작하고 방영한 다큐멘터리가 검색됩니다. 우주의 끝을 찾아 떠나는 우주의 신비에 대한 다큐멘터리인데 그런데 검색창에는 조금 의외의 단어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수면 영상? 꿀잠 수면제 영상?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제작사 측에서는 다큐멘터리가 시청자의 무한한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감으로 컨텐츠를 제작했을 겁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굉장히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로 저 또한 해당 다큐멘터리를 TV를 통해 시청했던 기억이 있고 유튜브를 통해 몇 번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에 끝이 어디인지에 대한 관심보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늘 잠이 솔솔 오곤 했는데 이러한 경험이 저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라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잠을 자려고 하는데 다큐멘터리를 시청한다?


우주라는 소재는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다양한 과학용 어가 난무하는 다큐멘터리는 비교적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들을 때면 뇌가 혼란을 겪거나 머리에 쥐가 오는듯한 느낌을 받은 경험들을 갖고 있습니다. 대개 이런 경우 흥미가 급속도로 떨어져 이내 차분해지다가 잠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쉽게 말해서 '지루함'을 느끼다가 '잠'에 이르는 경험입니다. 게다가 말하는 화자의 목소리가 부드럽고 잠을 청하기에 편안한 목소리라면 지루함은 극대화되고 참을 수 없는 피곤함이 몰려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주의 끝을 찾아서'라는 다큐멘터리는 이런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는 영상입니다. 실제 다큐멘터리의 영상은 화려합니다. 하지만 영상을 보지 않고 켜 두기만 한다면, 음성만을 듣게 된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이 튀어나오고 차분한 성우의 목소리가 이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잠으로 견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작사는 신비로운 경험이나 인사이트를 제공하려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였을지 모르지만, 

실제 컨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은 다른 의미로 컨텐츠를 소비하고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말입니다. 


<우주의 끝을 찾아서 댓글, Sourced Youtube>


캡처한 댓글은 '우주의 끝을 찾아서' Audio 버전의 댓글 화면입니다.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을 직접 시청할 수 있지만 이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이 수면유도용으로 오디오를 듣는다는 점을 발견한 유튜버가 다큐멘터리에서 오디오만 별도로 분리하여 업로드한 것입니다. 해당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만 여럿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영상이 지속적으로 삭제되거나 사라지곤 하여 많은 수의 시청자들은 오디오만 따로 분리된 영상을 찾아 여기저기 영상에 댓글을 남겨두고 잠을 청할 때 방문을 하곤 합니다. 


이를 컨셉에 적용하여 본다면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컨셉을 잡고 이를 제공하는 제공자(창업자 또는 제작자)는 컨셉이 명확합니다. 하지만 이를 소비하는 시청자(소비자)는 컨셉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지속적으로 컨텐츠에 대해서 동일한 자세로 이를 피드백하고 있습니다. 컨셉의 상호작용은 바로 여기에서 일어납니다. 


고객이 컨셉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발견하고 이를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


현재 영상은 삭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제가 확인하였을 당시에 다큐멘터리의 영상 조회수보다 다큐멘터리의 오디오만 별도로 분리하여 업로드를 한 모 영상이 조회수가 더 많았습니다.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부분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더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원작자가 기존에 제공한 컨텐츠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소비자는 제공된 컨텐츠의 어떠한 변화를 가하지도 않았습니다. 컨셉을 제공한 이와 컨셉을 소비한 이가 이를 다르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상호작용이 일어나 제3의 컨셉이 도출된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컨셉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3가지 방법에서 3번째에 해당하는 피드백을 활용할 때 바로 컨셉의 상호작용을 잘 활용한다면 창업자는 컨셉이 잘못 잡혀있거나 컨셉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이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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