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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현 Jul 18. 2019

비즈니스 모델과 헤게모니(1)

창업자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나 창업을 이미 한 상태의 기 창업자에게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에 대해서 물어보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창업 교육을 통해 또는 여러 매체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충분히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간단하게 설명해보라고 하면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이나 그 모델을 우리 사업과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스타트업(Start-Up), 창업기업의 초기부터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사업 운영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를 잡습니다. 혹자는 비즈니스 모델은 수익 모델이다하고 등가식(Business Model=Monetization Model)으로 가르치기도 하는데 사실 비즈니스 모델은 엄밀히 따지면 단순히 수익 모델이나 수익 창출 전략과 동일한 개념은 아닙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정의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기업의 업무, 제품이나 서비스의 전달 방법, 이윤을 창출하는 방법을 나타낸 모형'


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sourced wikipedia)


정의에 따르면 수익 창출 모델이나 수익 창출 전략도 맞는 개념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비즈니스 모델은 수익이 창출되는, 사업의 전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 모형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빠릅니다.




<Business Model Canvas, sourced Singularity Hub>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있는 (예비) 창업자라면 위의 그림은 지겹게 보셨을 겁니다. 비즈니스 캔버스라고 불리는 위의 그림은 (예비) 창업자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작성해보았을 장표이기 때문입니다. 


<UBER Business Model Sample, sourced Design a better business>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교육하는 분들은 유명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캔버스에 표현하며 마치 이 것이 비즈니스 모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교육합니다. 그림에서와 같이 우버의 비즈니스 모델을 캔버스에 표현하면 위와 같이 표현이 된다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9가지 각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또한 강조합니다. 


그런데 다수의 (예비) 창업자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그릴 때 깊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검색을 조금이라도 해보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격자 형태의 캔버스를 포함하여 다이어그램을 활용해서 표현된 비즈니스 모델이 검색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아래 그림과 같이 말입니다. 


<Subscription Business Model, sourced Business model toolbox>


자신들이 교육받은 비즈니스 모델은 캔버스 형태의 모델인데 막상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표현하려고 조금이라도 검색을 해보면 다이어그램으로 표현된 비즈니스 모델이 검색되기 때문입니다. 이 것도 비즈니스 모델이고 저 것도 비즈니스 모델이니까 도대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정작 우리가 적용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헷갈리게 되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본 기억을 떠올려보면..


(예비) 창업자들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게 되는 순간은 사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창업기업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더라도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깊이 있게 설명된 페이지를 본 적이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스타트업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더라도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기업이 회사소개서나 사업계획서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출력물에나 비즈니스 모델이 표현될까, 실제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적으로 언급해야 하는 순간은 사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 교육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또한 (예비) 창업자들이 피해 갈 수 없는 부분도 바로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지원사업과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비즈니스 모델 분석, 비즈니스 모델 검증


비즈니스 모델을 피해 갈 수 없다면 비즈니스 모델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우선 이해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정의에서 본 것과 같이 (예비) 창업자의 사업이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되는지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 모형입니다. 


1) 사업을 모르는 어떤 이가 보더라도 사업이 어떤 구조로 운영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2) 서비스가 고객에게 도달되는 구조를 살펴보면 수익이 어떻게 창출되는지도 파악이 가능합니다.

3)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어떻게 기업의 가치가 제고되는지 알 수 있고,

4) 제고되는 가치가 어떻게 기업의 성장이나 투자자에게 기여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4가지를 염두에 두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보면 비즈니스 모델은 마치 기업이 기업 스스로를 위한 모델을 구축한다기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처럼 만들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면밀히 말해서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이 사업 수행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여 사업의 참여자, 이해 관계자와의 Business Tightness (사업적 견고함)를 다져가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이유는 기업의 이유를 차치하면 국내에서는 '대외용'의 용도가 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대외용의 용도가 짙은 이유는,


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수단

기업을 대외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수단

투자자를 위한 수익 창출 모형 소개의 목적


이 3가지가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하게 되는 주된 창구로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기업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할 때는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고 검증하고 적용하는 일련의 절차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교육을 들어보면 많은 분들은 비즈니스 모델의 분석이나 검증, 적용에 대해서 깊이 있게 교육한다기보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가 무엇인지, 유명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까지만 가르치는 것이 일반입니다.


마치 (예비) 창업자 또한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고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기보다는 유명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이러하니 이를 잘 참고하여 만들라는 뉘앙스로 들립니다. 무엇보다, 그런 뉘앙스는 앞서 언급한 3가지의 이유를 만족하기 위한 방법처럼 들리기까지 합니다. 


'지원사업 따내려면 비즈니스 모델이 좋아야 해'

'기업을 소개하려면 비즈니스 모델이 제시되어야 하지'

'투자자가 비즈니스 모델 궁금해하니까 잘 만들어 놓아야 해'


만약 이러한 용도가 있고 용도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면 창업자들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조금은 더 관심을 기울일지도 모릅니다. 처음부터 비즈니스 모델의 노골적인 목적을 알게 되었으니 잘 다듬어서 소정의 이익을 보기라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창업 현장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사업계획서의 단골 메뉴로 등장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업계획서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포함되어 있고, 이는 심사위원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 심사표나 평가 배점표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잘 구축되었는지는 평가항목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평가항목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심사, 평가위원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민감하게 살펴봅니다. 


창업자의 창업 동기나 역량, 사업의 내용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조금 더 깐깐하게 본다고 할까. 


마치 비즈니스 모델이 매우 치명적인 사업의 요소라도 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평범하면 그 사업은 그저 평범한 사업에 불과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복잡하면 조금 더 매력적인 사업처럼 보이는 이상한 평가방식 말입니다.


사실 사업계획서에 표현된 비즈니스 모델도 중요하긴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사업계획서에 표현된 비즈니스 모델은 치명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오히려 실제 사업 수행 시에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하고 분석을 제대로 했는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분석과 검증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기업에서 그 모델을 구축해서 실제 비즈니스에 활용할 모델인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외용'이라는 용도 때문에 많은 수의 (예비) 창업자들은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이나 실제 사용 목적을 간과한 채 오늘도 비즈니스 모델을 용도에 적합한 수준에서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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