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부에 지랑을 부어 한스푼 떠먹고 연두색 순을 본다. '연 두'하고 되뇌어 본다.
적단풍 순에, 할미꽃 주머니에 야광나무 순에, 아그배 꽃받침에도 연두가 숨어있다. 만남을 맺게 되는 시점은 연(縁)에서 시작된다. 연(침연,涎)이 두부를 모아 오장을 공굴러 암흑의 여정을 지나는 동안, 여름 가을 겨울이 가고 파종기, 봄.
봄바람 꽃바람 마을마다 연두바람. 연이 순두부 지랑을 거느리고 육부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혈,기,골'은 영혼을 기마세워 들판을 가로 질러 달려온다.
빛깔은 연두.
연(縁)은, 4월의 바람을 타고 야광나무 괴목으로 소식을 전해올 터이니. 바람이 밀어내기 전, 비 바람에 쓰러지기 전에 연두는 계속 소식을 전해올 것이다
연두, 보이거든 다시 '살아있다'여겨도 좋으리.
연두에 노랑 송화가 빠져나가면 초록. 파종의 4월 연두가 가고, 5월의 봄, 초록, 아카시아, 아카시아의 희고 눈부신 향기~ 속에도, 장미, 튜울립, 밤꽃, 보리 이삭에도 연두는 살아있을터이니 피처럼 스며있을 것이다.
연두를 다시 마주할 수만 있다면, 오래오래 살아 내겠다.
새나 들짐승 사람처럼 움직일 수 없어도, 금강송처럼 깊이 뿌리내리고 버텨서서 독한 향을 뿌려대겠다.
연(縁)이 밀어 내거든 떠나고, 연(縁)이 잡아주거든 연두부에 지랑을 뿌려 소담 소담 떠먹겠다. 지랑엔 쪽파와 부추를 가늘게 썰어넣고 다진마늘과 생강 고추를 곁들이겠다. 가을은 갈색, 겨울은 흰색, 여름은 초록, 봄은 노랑, 그리고 나의 4월은 연두.
반도의 산천에 연두의 군중이, 속살거리며 손흔든다.
반갑다고, 잘 참아냈다고
지금, 살아 있다고.
<<2025.0426~0427>>
*2016년 10월 '팽이의 온도'1도였다. 그후 팽이는 날며
10여년이 흘렀다. 10년째 온도는 '300도'. 그래 밥을 지을만큼, 명검을 만들때까지 살아있는 내내 쉬지말고 벼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