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소설 59
아버지, 살아있으니 좋네요. 이게 뭐라고 여기 아버지의 심장이 만져지는데 내 전부가 아버지의 선물이었는데 심장을 전해주고 떠나셨네요. '간절함'이란 게 그럴싸하게 포장된 말이 아니었어요. 그건 기적의 불꽃을 만드는 연료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 점을 노려보던 돋보기가 빛을 모아 종이를 태우잖아요. 당신의 손주 연우가 태어났어요. 당신의 심장으로 그 피의 힘으로. 아이를 안고 겨울바다에 왔어요. 손이 곱고 귀가 떨어질 듯 시려도 아버지 심장은 저 수평선너머 해처럼 뜨끈하네요. 아버지의 63년은 어떠셨어요. 아버지와 함께한 30년은, 미안하고 무섭고 애달프고 고맙고 속 끓이고 그리고.... 어느 겨울날 어깨아래 처진 아버지의 고개 위로 눈이 천천히 내렸어요. 가로등 불빛에 비친 눈은 알갱이를 셀 수 있을 만큼 천천히 내려 한송이 한송이가 아버지 숙인 경추와 대추 위로 떨어졌어요. 셀 수 있을 만큼의 속도. 손에는 은퇴 후 재취업 원서를 쥐고 있었지요.
'뇌사자의 심장이식'
횡단보도에 서있던 아버지의 이 간절한 소망이 아버지의 눈과 머리와 심장을 움직여 나에게로 왔어요. 자식이 뭐라고.
살아있으니 그런 일이 다 화려하게 느껴지네요.
아버지, 나는 오늘 다시 아들을 안고 당신을 봅니다. 저 수평선 너머 아득한 심연 너머로 떠나신 아버지를 느낍니다.
고마워요 아버지.
정말 고마워요.
<2026.1.25. 화려한 날들 공지혁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