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힘들어해도 괜찮아, 내가 너의 편이 되어줄게.”
누군가가 그랬다.
부정적인 기억은 보지 않고
가슴 속에 묻어두어야 한다고.
마치 없었던 일인 듯
모른척하고 세월이 흐르면,
그 상처가 없었던 것처럼 살아질 것이라고.
물론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시간이라는 것의 순기능은
아팠던 기억마저 흐릿한 기억으로 바꿔줄 수 있으니
하지만
우리가 인생에서 겪은 경험들은
인생에서 사라질 수 없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이미 뇌에 각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플래시백이란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후, 그와 비슷한 상황이나
말을 들었을 때 -
마치 그 일이 일어났던 과거의 상황-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올려지면서
감정적인 쇼크에 빠지는 것이다.
그 과거의 아픔이
마치 지금 일어나는 것처럼
생생히 기억되고 재생된다.
심리학자들은
뇌가 기억하는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실험과 연구를 통해 알아냈다
우리가 감각적으로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느끼고 맛보는 오감) 받아들이는 경험이
강렬할 수록 장기기억화 되며
그것은 장면(순간의 이미지)와 감정의 형태로 저장된다
그래서 그 장기기억화 된 메모리들은
비슷한 상황을 겪을 때마다 올라오고
억압하거나 부정할수록
나중에 느끼게될 감정적 무게감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인간은 살면서 불가피하게 격는 사건과 사람간의 대립으로 인하여 마음의 상처를 입곤 한다.
보이진 않지만 분명 마음 속 빨갛게 부어오른 상처가 있다.
하지만 이것을 단지 부정적인 기억, 감정적으로 대면하기 어렵다고 하여 뭍어둔다면
긁힌 상처는 곪고 터져
나중에는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다
그러나 누군가 힘든 순간에 느껴지는
부정적인 감정을 이렇게 처리하라 이야기해주는 어른이 없었기에, 사람들은 그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고자
단기적인 방법을 택한다
회피하거나,
억압하거나
회피는 그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단기적인 회피책으로 먹을 것을 찾거나
술을 마심으로써 뼈시린 경험으로부터 도망친다
혹은
“그런 일 가지고 뭐 그렇게까지 힘들어하냐”는 식으로
슬픔, 좌절, 수치감을 억압한다.
이 감정 대면의 방식은
보통 어린시절 부모 혹은 어른 주변 사람들에게 배운 방식 그대로 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감정 대응 방식이 굳어질 때
사람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느낄 수도
인지하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공허감은 여기서 시작된다.
내가 느끼는 진실된 감정
진실된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없을 때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갖고 살며
진짜 이 생각이 내 생각인지
혹은 다른 사람의 가치관이나
중요시되는 사고관을 무조건 흡수한 것은 아닌지
꽤 나중에서야 깨닫고 만다.
따라서-
나에게 다정해지는 방법 중
가장 우선시 다뤄져야 할 것은
내가 때때로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무시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 내 말을 존중해주지 않을 때 느끼는 분노
내가 좋아하는 이가 이별을 고했을 때 느끼는 슬픔
내가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느끼는 좌절감
사랑하는 이를 사고로 잃은 큰 절망감
그 모든 감정은 필요에 의해서 일어났고
소중한 감정이다.
인간과 로봇의 차이점은
‘감정‘
에 있다
감정은 그만큼 귀한 것이고
사람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오늘부터라도 연습해보자
“너가 느끼는 감정은 그럴만 한 것이었어”
“수치스러웠겠다”
“많이 슬펐을 것 같아“
“애많이 썼는데, 많이 실망했지?”
“충분히 좌절스러울 수 있어”
“너 마음을 그동안 다 알아주지 못해 미안해”
“나를 용서해줄래?”
그동안의 나
상처받았지만 충분히 공감받거나
애도해주지 못한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며
나를 따스하게 안아주자
그 순간의 나는 그 시간 속에 멈춰
내가 따뜻하게 안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