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윌 헌팅이 말해준 회피형 사랑의 본질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연락이 조금만 늦어도
머릿속에서는 수십 가지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혹시 내가 실수했나?”
“나에 대한 마음이 식은 건 아닐까?”
“다른 사람이 생긴 건 아니겠지…”
확인할 방법도 없는데
혼자 불안해하며 마음이 무너진다.
만약 이 모습이 낯설지 않다면
이 영화를 꼭 한 번 보길 권한다.
영화 『굿 윌 헌팅』
주인공 윌은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삶은 전혀 안정적이지 않다.
막노동을 전전하고,
폭행 사건에 연루되고,
정신과 상담까지 받는 상황.
그러던 중
하버드 대학생 스카일라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똑똑하고 매력적이고
윌에게 먼저 번호까지 건넬 만큼
호감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윌은
연락을 하지 못한다.
좋아하면서도
다가가지 못한다.
상담가 숀 교수는 묻는다.
“왜 연락하지 않지?”
윌은 이렇게 답한다.
“제가 그 여자에 대해 더 알게 됐는데
완벽하지 않으면 어떡하죠?”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사실은 반대였다.
“그녀가 나를 더 알게 되면
내가 별로라는 걸 알게 될까 봐.”
가까워질수록
버림받을 가능성도 커진다고 믿는 사람.
이게 회피형의 첫 번째 특징이다.
완벽하지 않음을 들키는 두려움
숀 교수는 말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
평생 그런 식으로 살면
누구와도 진실하게 사귈 수 없어.”
그리고 자신의 아내 이야기를 꺼낸다.
긴장하면 방귀를 뀌던 아내,
잠결에 자신이 뀌고도
남편에게 물어보던 귀여운 버릇.
남들에게는 단점일지 몰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겐
그 모습조차 애틋한 기억이 된다.
그리고 남긴 말.
“너도 완벽하지 않아.
그리고 네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그녀도
완벽하지 않아.
중요한 건
서로에게 얼마나 완벽한 존재가 되느냐야.”
사랑은
완벽한 두 사람이 만나는 게 아니라
불완전함까지 안아주는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이다.
스카일라와 가까워질수록
그녀는 윌의 어린 시절을 묻기 시작한다.
가족, 성장 과정, 기억들.
하지만 윌은
농담으로 돌리거나
대화를 회피한다.
왜냐하면
그는 고아원에서 자랐고
학대의 상처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받지 못했던 기억은
사랑받는 현재를
믿지 못하게 만든다.
그래서 회피형은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감정을 숨기고 관계를 얕게 유지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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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깊어질수록
회피형은 더 불안해진다.
스카일라는 의대 진학을 앞두고
윌에게 함께 캘리포니아에 가자고 말한다.
하지만 윌은 말한다.
“나한테 싫은 점을 발견하면
넌 나를 반품하겠지.”
사람이 아니라
물건처럼 말한다.
그는 입양과 파양을 반복하며
“나는 버려지는 존재”라는
정체성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림받기 전에
먼저 관계를 무너뜨린다.
스카일라가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윌은 소리친다.
“난 널 사랑하지 않아.”
마음과 반대되는 말을 하며
관계를 끊어낸다.
먼저 떠나기 전략이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
영화의 마지막 장면.
숀 교수는 윌에게 말한다.
“윌, 너의 잘못이 아니야.”
윌은 애써 웃으며 말한다.
“나도 알아요.”
하지만 숀은
계속 반복한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
그 말을 계속 듣던 윌은
어린 시절의 상처가 무너지며
결국 울음을 터뜨린다.
그가 평생 듣고 싶었지만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말.
사랑받지 못했던 과거가
사랑을 밀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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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가 힘든 이유는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사랑을
믿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가까워질수록 도망친다면
• 사랑받을수록 불안하다면
• 버림받을까 봐 먼저 밀어낸다면
그건 성격 문제가 아니라
상처의 방어일 가능성이 크다.
사랑은
완벽한 사람이 되는 연습이 아니라
사랑받을 수 있음을 배우는 과정이다.
혹시 지금
사랑 앞에서 자존감이 작아진다면
기억했으면 좋겠다.
당신이 사랑을 밀어낸 이유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사랑받고 싶었던
어린 마음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