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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성 Jun 29. 2021

'일태기' 온 뽁뽁이에게 보내는 무해한 응원

사회초년생을 위한 고민 상담 뉴스레터, '스트레터'

"저희 회사는 인원이 많지 않아 잡플래닛에 못 올려요.."

"블라인드에 저희 회사 없는데요.."

주변 사람들한테 맨날 회사 욕하기에는 눈치 보이고.. 나 혼자 끙끙 앓기에는 억울하다! 그렇다면 '스트레터'에게 당신의 스트레스를 나눠보는 건 어때요? 사연에 맞는 콘텐츠 큐레이션과 다른 뽁뽁이들의 현명한 해결책까지! 매주 수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가는 뉴스레터, 스트레터!


'회사 직원이 많지 않아서 잡플래닛에 올리면 들킬까봐 겁난다'는 말은, 실제 꽤 많이 들리는 피드백 중 하나다. 직원 수가 적은 회사의 경우, 리뷰를 올린 사람이 특정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기 마련. 여기 이 맹점을 딱 짚은 뉴스레터가 있다. 자기 고민을 터놓고 이야기할 곳을 찾기 힘든 사회초년생을 위한 대나무숲을 자처한 뉴스레터 '스트레터'다.

"사수가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태기(일+권태기) 극복은 어떻게 하나요", "잡플래닛에 리뷰 없는 회사 가도 될까요" 등 현실에 맞닿은 고민을 듣고 다양한 해답을 들려주는 스트레터는, 지난해 9월 시작해 벌써 1주년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두 에디터의 정체는 뭘까? 혹시 회사에서 시켜서 억지로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괜한 궁금증만 커지기 전에 만나보는 게 좋겠다 싶어 인터뷰를 요청했다.

스트레터팀은 인터뷰를 흔쾌히 수락했다. '실명 인터뷰를 꺼리는 건 아닐까' 싶던 걱정은 기우였다. <컴퍼니 타임스>에서 정체를 최초 공개(?)한 두 에디터와 함께, 스트레터를 시작한 계기, 페르소나와 구독자 애칭에 담긴 의미, 앞으로의 방향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낙비가 한바탕 쏟아진 6월 23일 늦은 오후, 강남역 인근에서 서채현·윤다영 에디터를 만났다.


(왼쪽부터) 윤다영 에디터, 서채현 에디터.


◇ 재미로 시작한 뉴스레터, 구독자 '700명' 모으기까지


두 사람은 같은 회사 마케팅팀 동료로 만났다. 직원이 다섯 명도 안 되던 스타트업에서 등을 맞대고 일하며 관계를 다졌다. 두 사람의 카톡방은 일하며 겪는 고충과 웃픈 에피소드로 항상 가득했다. 둘만 보기가 아까운 이야기가 쌓여갈 때쯤, 콘텐츠 제작에 관심 있던 서채현 에디터가 직장 동료 윤다영 에디터에게 '뉴스레터를 한번 해보자'고 제안했다.

"저희가 회사에서 프로젝트 하나를 같이 맡은 적이 있는데, 그거 하려고 두 평짜리 사무실에서 단둘이 일했거든요. 너무 잘 맞기도 했고, 서로를 보면서 사회초년생들이 고민하는 지점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이런 부분을 재밌게 이야기해 보자고 시작한 게 스트레터예요." (서채현 에디터)

왜 굳이 뉴스레터를 선택했을까. "뉴스레터는 그때도 레드오션이었을 텐데, 왜 하필 뉴스레터였냐"는 질문에, 둘은 입을 모아 "처음엔 재미로 시작했다"고 답했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는 마음이었던 셈이다. 윤다영 에디터는 "수익이나 더 큰 목표에 대한 욕심보다는 '하고 싶은 거 해 보자'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뉴스레터가 떠오르는 중이니, '상승 기류'에 한번 올라타 보자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스트레터를 받아 보는 사람들이 적던 초창기에는 재미를 위해 비속어도 사용하곤 했는데, 최근 들어 구독자가 늘면서 이제는 조금 더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콘텐츠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사연을 받고 에디터들이 직접 답해주던 방식에서, 다른 구독자나 '직장생활 선배'들이 답해주는 형식으로 전체적인 구성이 변했다. '하고 싶은 것'에서 '구독자가 원하는 것'을 고민하다 보니 지금의 형태가 완성됐다.

스트레터는 처음에 '스타트업 사회초년생'을 타겟으로 잡았다가, 얼마 안 가 '모든 회사원들의 고충'을 듣기로 결심했다. 이 또한 '구독자가 원하는 것'을 고민하다보니 나온 결과다.

"처음에 스타트업 사회초년생을 타깃으로 잡은 건, 저희 둘이 '스타트업 다니는 사회초년생'이라는 단순한 이유였어요. 저희가 가진 문제를 스트레터를 통해서 풀자는 목표가 크다 보니까 그랬죠. 그런데 저희 고민이 비단 스타트업이어서 생기는 문제만은 아니더라고요. 모든 회사엔 비슷한 일이 있고… 올라오는 사연들 보면서 '이제는 초점을 구독자에 맞춰서 해보자'는 결정을 내렸어요." (윤다영 에디터)

'선배 인터뷰' 코너도 생겼다. 초반에는 지인들을 섭외하곤 했다. 요즘은 평소 눈여겨 보고 있었던 '일잘러'들에게도 인터뷰 요청을 보내고 있다. 스트레터에서 자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걸 고맙게 생각하는 선배들이 많다고. 2021년 6월 기준, 스트레터 구독자는 700명 언저리. 마음 맞는 마케터 둘이 시작하고, 입소문으로만 커 온 걸 감안하면 적은 수는 아니다.


'뉴스레터를 해보자'고 먼저 제안한 서채현 에디터. 3년차 콘텐츠 마케터다.


◇ 페르소나 '화복이', 구독자=뽁뽁이? 그만큼 스트레스 받으신다는 거지


스트레터의 페르소나는 빨간 복어 '화복이'다. 이름에서 보듯, 독 대신 화를 가득 품고 있는 복어다. 구독자 애칭은 '뽁뽁이'로 정했다. 에어캡의 다른 이름인 '뽁뽁이'에 "스트레스를 받아 터지기 직전의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실은 그냥 귀여워서 '뽁뽁이'라고 부른다는 후문도…) 뉴스레터 속 '화복이'를 포함한 모든 일러스트는 서채현 에디터가 직접 그린다.

"뉴닉 보니까, 고슴도치 이모지를 항상 제목 앞에 넣더라고요. 우리도 이모지를 활용해서 뭔가 해보자 싶었어요. 이모지를 쫙 펼쳐놓고 보는데, 복어가 눈에 띄더라고요. '터지기 일보 직전의 사회초년생'이라는 의미를 담기도 적합했고요. 그다음은 수월하게 진행했죠. 위험해 보여야 하니까 빨간색으로 하고, 구독자는 귀엽게 뽁뽁이로 부르기로 한 거고요." (서채현 에디터)

"초반에 보냈던 레터들에는 하늘색 복어도 나와요. 화가 안 난 복어인데요. 아직 취업을 안 한 상태여서…(웃음) 회사 다니기 시작하면 화복이가 되는 거죠." (윤다영 에디터)

사실 두 사람이 뉴스레터를 시작하며 구상했던 '버킷리스트'는 나름 이뤄졌다. △구독자 500명 달성 △광고 받기 △'BE.LETTER.'(뉴스레터 플랫폼 스티비가 발행하는 뉴스레터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에 소개되기와 같은 목표가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작은 목표들을 이뤄가는 소소한 즐거움이 두 사람에게 끊임 없는 동력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지금은 10개월이 다 됐지만, 이렇게 오래갈 줄 모르고 '100일 축하'도 거창하게 했다. 보통은 '발행 100회'나 '1년'을 축하하기 마련인데, 100일이 됐다는 사실이 괜히 뿌듯해서 벌인 일(?)이라고. 채현 에디터는 "난리법석이었다"고 표현했다.


윤다영 에디터는 인터뷰 내내 높은 텐션을 유지했다. 주니어 마케터는 다 이런 걸까..?

두 사람은 스트레터 연재 중에 이직에 성공하기도 했다. 윤다영 에디터는 "이직할 때 스트레터가 좋은 포트폴리오로 보여졌던 것 같다"며 머쓱해했다. 어떤 이유로 이직을 했던 건지, 이직에 스트레터가 어떤 도움이 됐는지 묻자 이들은 이렇게 답했다.

"스타트업 다니시는 분들은 공감하실텐데, 한 사람이 여러가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근데 저는 제너럴리스트 보다는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었어요. 콘텐츠 마케터로 성장하고 싶어서 이직을 결심한 것 같아요. 제가 먼저 이직했어요. 나오면서 '안녕~' 했죠.(웃음)" (서채현 에디터)


"채현님 나가고 완전 무너졌어요.(웃음) 저도 마케터로 들어갔는데 MD·디자이너, CS 까지 해봤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전문성을 갖는 게 힘들 것 같다는 판단이었어요. 이직할 때 스트레터가 많이 도움 됐죠. 여러모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윤다영 에디터)

에디터들에게 뉴스레터를 연재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물었다. 다영 에디터는 '스타트업에 신입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고민을 보낸 뽁뽁이(구독자)를 위해 다양한 채용 플랫폼을 소개한 적 있는데, 그가 '스트레터에서 알려준 플랫폼을 이용해서 취업했다'는 피드백을 보내왔을 때 가장 보람찼다고 했다.

'내 경력이 물경력 같다'는 사연은 채현 에디터의 마음을 움직였다. 자신도 비슷한 고민을 해왔던 터라 마음이 더 쓰였다고. 채현 에디터는 이런 고민을 하는 구독자들에게 '사이드 프로젝트'를 권하기도 했다. 일과 조금 떨어져서 새로운 작업을 하다 보면, 얻게 되는 인사이트가 있다는 이유다.


채현 에디터가 직접 그리는 스트레터 속 일러스트. 화복이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 차별점은 '상호성'…"다양한 해답 주는 뉴스레터 되고 싶다"


스트레터의 차별점은 '제작자와 구독자의 활발한 소통'에서 나온다. 사회초년생 구독자들의 사연과 고민 상담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 없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피드백이 모자라 힘들지는 않을까. 채현 에디터는 "사연은 꾸준히 들어오는 편이다. 비슷한 사연들이 많기는 하지만, 각자 배경이 다 다르다. 특색 있는 부분을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트레터의 미래에 관한 고민도 연장선상에 있다. 다영 에디터는 "다른 모임에서 현업에 계시는 분들을 만나면, 연차와 관련 없이 비슷한 고민을 반복하더라. 사회초년생이라는 타깃에 한정하지 않고, 고민을 반복하는 이들에게 다양한 해답을 줄 수 있는 뉴스레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저희가 처음 내걸었던 슬로건처럼, '스트레스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예정이니까 예쁘게 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시즌4도 슬슬 구상하고 있거든요. 선배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요청할 예정이에요. 누구나 아실 만한 분들에게도 요청드려 볼 예정이어서, 그런 지점들 기대하고 봐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서채현 에디터)


"앞서도 말했지만, 저희는 상호적인 뉴스레터예요. 고민과 사연을 보내고 답변 받는 재미도 충분히 느끼실 수 있고, 양질의 콘텐츠까지 얻어갈 수 있는 일석이조의 뉴스레터…라고 꼭 써 주세요.(웃음)" (윤다영 에디터)

       

드립과 아이디어가 난무(?)하는 두 사람의 카톡. 역시 헛소리가 제일 재미있다.

사실 두 사람도 아직 2~3년차 사회초년생이다. 이들도 위로가 필요한 때가 있지 않을까. "요즘 고민은 없냐"는 질문에 이들도 여지없이 일 고민을 쏟아냈다.

"신사업 마케팅을 하고 있어요. 0에서 1을 만드는 과정인데 이게 너무 어려운 거예요. 전 회사에서는 개발자와 직접 소통할 일이 적었는데, 지금은 개발자가 다수인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까 같은 업무라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결국 잘 적응하는 게 고민이죠. 적응한 뒤에 커리어를 어떻게 쌓아나갈지도 고민이고요." (윤다영 에디터)


"저는 콘텐츠 마케터라, 저희 회사 플랫폼을 통해 채용한 회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개발자를 인터뷰하다 보니까 개발 개념이나 용어에 관한 이해가 충분해야 하더라고요. 개발 지식을 공부해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잘 이해해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커요. 인터뷰 자체도 어렵고요. 시간을 내주신 만큼 알차게 채워 나가야하는데. 내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어떤 질문을 해야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하죠." (서채현 에디터)

사회초년생은 '정답'이 아니라 '풀이'가 필요한 때일지도 모른다. 선배들에게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하지 말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바른 말도 누군가에겐 폭력일 때가 있는 법이니. 이에 반해 스트레터는 쉽사리 가르치지 않고, '이런 길로 가 보는 건 어떠냐'고 따뜻하고도 무해하게 응원한다. '나때는' 대신, '나도 그랬는데'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가까운 선배가 보내는 공감이랄까.

스트레터를 만드는 두 에디터는 "모두가 스트레터를 구독하는 세상"을 꿈꾼다는데, 나는 스트레터가 얼른 사라졌으면 좋겠다. '직장 스트레스'라는 게 이 세상에서 사라져서, 스트레터가 더 이상 받을 사연이 없어지면 좋겠다는 마음에서다. 물론 그때가 되면 스트레터는 또 다르게 변신할 것 같다. 통통 튀는 두 마케터가 만드는 뉴스레터니까, 딱히 걱정은 않는다. 숨 쉴 구멍은 얼마든지 찾아낼 이들이니 말이다.


▶︎▶︎스트레터 구독하기◀︎◀︎


이 인터뷰는 잡플래닛 <컴퍼니 타임스>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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