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 주의를 기울이며, 호의와 호기심의 태도로 스스로를 관찰하는 것이 마음챙김의 핵심이다. 우리는 깨어있는 내내 무언가를 하는 동시에 딴생각을 한다. 당장 밥을 먹을 때만 해도 유튜브를 보거나 상대방과 대화한다. 식사를 하고나면 그 음식이 어떤 맛이었는지, 얼마나 맛있었는지 금세 잊어버린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식은 종종 현재를 벗어나 과거에 갔다가 미래에 갔다가 한다. 의식적으로 붙잡아두지 않으면 마치 원숭이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는 마음을 두고 몽키마인드monkey mind라 부르기도 한다.
마음챙김에 대한 책을 조금씩 읽으면서 내 안에서 떠오르는 목소리에 좀 더 귀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는 논리들, 그로 인한 불안과 걱정들,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행동들, 이런 것들을 명확하게 직시하려고 노력한다. 깨어있는 내내 나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던 '미래에 대한 극심한 불안'을 마주하고, 의식을 현재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한다. 쉽지만은 않다. 조금만 넋을 놓고 있어도 나는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 해야하는 일들'을 머릿속에 늘어놓고 있다.
조승연 작가의 탐구생활이라는 채널에서 인상깊은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앤서니 보데인(Anthony Bourdain)이라는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는 평생 열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며 살았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현지음식을 맛보는 로드러너(The Roadrunner)라는 시리즈를 찍었다고 한다. 미국사람들이 여행하기 두려워하는 분쟁지역에도 서슴없이 방문할 정도로 그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갈구했다.
그러던 그가 2018년 6월 8일 프랑스의 한 호텔에서 61세의 나이로 죽었다. 아마도 자살일 거라 추정한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추앙받고, 조승연 작가의 롤모델이기도 했던 사람이었다.
그가 자살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나처럼 온정신이 미래에 가있지 않았을까? 나를 괴롭히는 생각은 대체로 이런 것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매진해서 미래에 무언가가 되어있어야한다는 생각, 이 일이 과연 나의 삶을 투자할 정도로 가장 좋아하는 것인가하는 의구심,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경제력으로 어떻게 살아남아야하는가하는 고민들. 구체적인 내용이야 다르겠지만, 그 또한 비슷했을 것이다. 미래에 무엇을 해야 내 인생이 재미있어질까하고 고민했을 것도 같고, 그러기에는 점점 저물어가는 삶에 절망했을 것도 같다.
현대사회는 사람들을 자꾸 미래에 살게 만든다. 그래서 지금을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게끔 만든다. 또 그로 인해 과거를 후회하게 만든다. 나는 지금도 미래가 두렵지만, 그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 걱정에 잠식되어 현재를 하염없이 흘려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