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둘 중의 하나는 무조건 포기해야하는가?

by 작가명
이것은 나에게 상충하는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가능한 한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천천히 결정하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었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 언제나 좋은 방법은 있기마련이다. 그래서 그 당시에 명백해보이는 선택과 타협하지 말고,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원칙>, 레이 달리오


인생을 살면서 결정의 순간은 수없이 찾아온다. 그런데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막연하고 근본적인 의문일수록 집요하게 나를 파고든다. 무엇이 답인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될수록 거의 정신병에 걸릴 지경까지 오기도 한다. 나는 지금까지는 그러한 종류의 물음에 대해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구하지 않고 스스로 고민하기만 했는데, 그 시기가 길어질수록 해결책이 보이기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만 깊어졌다.


그러다가 레이 달리오의 <원칙>을 읽기 시작한 지 2주 정도가 된 것 같다. 원래 책을 읽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자기계발에 대한 의무감도 있었고, 또 막상 읽기 시작하면 재밌을 때도 있다. 이 책도 처음에는 경제에 대해 알아야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철학적인 내용이 이어진다. 저자가 걸어온 투자가로서의 인생에서 어떠한 결단을 내려왔고, 그로부터 어떤 원칙과 가치관을 정립하게 되었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는데, 지금 나의 상황에 빗대어 적용해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제1부의 4장 <시련의 길>에서 내 눈에 들었던 구절이 바로 가장 위에 인용된 부분이다. 나는 예전부터 진로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상당히 좁은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분야를 선택해서 그것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남들보다 잘하게 되었을 때 부와 명예를 얻는다는 공식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한 가지를 선택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고, 선택한다고 해도 내 모든 집중력과 시간을 모두 투자하는 것도 힘들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이것에 대한 해결책이 항상 궁금했다. '지금 내가 처한 현실 속에서 삶의 의미, 행복감, 부와 명예를 적절한 수준에서 모두 얻을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포트폴리오는 무엇일까?'

물론 아직 답은 모른다. 그 누구도 나에게 답을 알려줄 수 없다. 그 누구도 내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이전까지는 삶에 대한 의미감, 행복감이 부와 명예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초입부에 적힌 저 구절을 본 이후로는 막연하게나마 방법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미래를 100% 통제할 수는 없지만, 조금만 더 치밀하고 섬세하게 생각하고 많은 지식을 구한다면, 조금 느리더라도 현명한 방법을 찾을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고 싶다.


그렇게 해서 앞으로 내가 발견한 나 자신에 대한 원칙들을 가끔씩 적어보려고 한다(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껏 살면서 나 자신을 무조건 통제하려고만 하면 원하는 일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주변환경의 조건을 조금 변화시켜보거나 다른 이를 관찰했을 때, 행동이나 가치관에 변화가 오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글로 적으면 좀 더 기억하기 쉬울 것 같으니, 이따금씩 기록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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